[유희성의 The Stage] 뮤지컬 ‘로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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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로기수’는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14년 창작산실에서 쇼케이스와 신작 릴레이 공연을 거쳐 2015년 3월 본공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중극장 창작 뮤지컬로서 롱런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작품은 종군 사진작가 베르너 비쇼프(Werner Bischof)의 사진 한 장이 배경이 됐다. 즉,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복면을 쓰고 스퀘어댄스 춤을 추는 모노톤의 포로들의 사진 한 장이 작품의 탄생 발단이 된 것이다. 작품은 ‘왜 그들은 이런 모습으로 춤을 춰야 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되어 침묵하던 사진 속 이야기의 조각들을 풀고 엮었다. 그리고 급기야 ‘로기수’라는 뮤지컬로 탄생했다.
뮤지컬 ‘로기수’는 개막전 모 영화사에서 같은 소재를 ‘스윙키즈’ 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니 공연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공연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이 있기도 했다. 신청은 기각되었지만 최근 영화사에서 다시 항소를 제기한 상태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작품은 1952년, 당시 17만 명이나 되는 포로들이 수용되어있던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다. 해당 연도는 이데올로기와 전쟁의 극단적 대립으로 사회적 불안과 더불어 수용소 안에서조차 반공포로와 친공포로들 사이의 거친 대립과 반목이 만연했다. 이 시기는 한시도 편안하게 호흡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쳤고, 그 와중에서도 보이지 않은 이권개입이 노골적인 알력으로까지 치달으며 모든 것이 긴박하고 치열했다.
포로들은 자유송환과 강제송환을 앞두고 생사의 갈림길과 같은 예민한 상황 속에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며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길한 상황은 17세 북한군 소년 ‘로기수’가 감당하기에는 한없이 벅찼다. 그의 살아가는 방식은 모든 것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잘 견디어 내기엔 턱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북한군 소년 ‘로기수’는 당연히 미국적인 모든 것을 부정했고, 노골적으로 배타적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접한 탭댄스는 자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어할 수 없이 어느새 뼛속 깊이 스며들어 춤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음을 경험한다.
마침내 ‘로기수’는 그토록 싫어하던 미제문화의 하나인 탭댄스에 빠져들어 허우적댄다. 작품은 그 속에서 거침없이 질주하며 탭댄스를 출 수 있는 ‘로기수’의 아이러니하고 비현실적인 극단적 상황과 함께 오로지 춤만이 유일한 수단이 되어 꿀 수 있는 인간의 극단적인 꿈에 대한 이야기로 변화한다.
북한군 76막사에는 인민군 형제인 ‘로기수’와 그의 형 ‘로기진’이 있다. 반민주의를 강조하며 해방인민군의 수장역할을 하던 ‘로기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루하기만 한 ‘로기수’에게 우연히 마주하게 된 탭댄스는 예기치 못한 자신과 막사 전체의 운명이 된다. ‘로기수’는 자신의 내면과 주변 인물들의 희생과 도움으로 급기야 최고의 기량을 갖춘 주체적인 탭 댄서로 성장하며 각오 높게 춤추게 된 것이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시대와 공간적 상황에 대한 텍스트의 깊이와 휴머니티한 정서보다는 뮤지컬적 볼거리와 들을 거리에 더 중심을 둔 것 같다. 즉, 다양한 캐릭터들의 성격적 상태와 에피소드로 인한 볼거리와 재미를 첨가하여 캐릭터의 색깔이 살아 난 것은 좋으나 시대와 공간의 극단적 상황에서 맞이한 극도의 긴장감과 흡입력은 다소 떨어졌다. 특히, 기대했던 형재애에 대한 진한 페이소스를 느낄 수가 없었다. 무대에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형이 남긴 탭 징이 박힌 군화의 이미지가 단지 미학적 그림이 아닌 내용적 깊이가 더 묻어 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음악은 메인 테마와 킬링 넘버의 부각이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편곡된 음악적 퀄리티와 완성도는 좋았다. 단지 그 시대적 리듬인 스윙재즈 등의 음악적 향수까지 바란다면 조금 무리가 있다.
또한 배우들의 지나친 통성과 샤우팅으로 인해 발성과 딕션이 분명치 않았다. MR과 더불어 사용된 건반 소리, 배우들의 보이스가 서로 어우러진 합은 가끔씩 어그러지거나 서로 엉키어 초반 대사나 가사의 전달력에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각자 독특한 캐릭터들로 거듭난 배우들의 열정과 열연은 작품에 진한 에너지와 감동의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무대는 기능적이며 세련됐다. 무대가 너무 잘 짜여 있고 안정감이 있어 상대적으로 씬 별 포로수용소의 다양한 정서가 묻어나는 데는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1막 피날레 장면은 로봇 암머신을 이용해 공중에서 180도 회전하며 춤추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뮤지컬 ‘로기수’의 백미였다. 2막에서는 처참하고 생사를 건 극한 상황에서도 춤을 추어야하는 사진 속의 장면이 재현된다. 이 장면에서 좀 더 강도 깊은 임팩트나 호소력 있는 깊은 정서가 묻어났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독특한 안무의 구성과 운용은 무대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 그렇기에 많이 돋보이는 무대였으나 마지막 피날레와 커튼콜에서까지 탭댄스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그동안 여느 작품들처럼 상투적인 뮤지컬화로 되어버린 것 같은 아쉬움도 살짝 든다.
포스터 속 모노크롬으로 담긴 카피의 짙은 여운이 가슴에 남는다.
뮤지컬 ‘로기수’
각오 높게 춤추라!
앞으로 작품이 초연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재연, 삼연을 거듭하며 수정 보완돼 롱런하는 자랑스러운 한국 뮤지컬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뮤지컬 ‘로기수’는 2015년 3월 12일부터 5월 31일까지 DCF대명문화곡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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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종군 사진작가 베르너 비쇼프(Werner Bischof)의 사진 한 장이 배경이 됐다. 즉,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복면을 쓰고 스퀘어댄스 춤을 추는 모노톤의 포로들의 사진 한 장이 작품의 탄생 발단이 된 것이다. 작품은 ‘왜 그들은 이런 모습으로 춤을 춰야 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되어 침묵하던 사진 속 이야기의 조각들을 풀고 엮었다. 그리고 급기야 ‘로기수’라는 뮤지컬로 탄생했다.
뮤지컬 ‘로기수’는 개막전 모 영화사에서 같은 소재를 ‘스윙키즈’ 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니 공연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공연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이 있기도 했다. 신청은 기각되었지만 최근 영화사에서 다시 항소를 제기한 상태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작품은 1952년, 당시 17만 명이나 되는 포로들이 수용되어있던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다. 해당 연도는 이데올로기와 전쟁의 극단적 대립으로 사회적 불안과 더불어 수용소 안에서조차 반공포로와 친공포로들 사이의 거친 대립과 반목이 만연했다. 이 시기는 한시도 편안하게 호흡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쳤고, 그 와중에서도 보이지 않은 이권개입이 노골적인 알력으로까지 치달으며 모든 것이 긴박하고 치열했다.
포로들은 자유송환과 강제송환을 앞두고 생사의 갈림길과 같은 예민한 상황 속에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며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길한 상황은 17세 북한군 소년 ‘로기수’가 감당하기에는 한없이 벅찼다. 그의 살아가는 방식은 모든 것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잘 견디어 내기엔 턱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북한군 소년 ‘로기수’는 당연히 미국적인 모든 것을 부정했고, 노골적으로 배타적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접한 탭댄스는 자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어할 수 없이 어느새 뼛속 깊이 스며들어 춤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음을 경험한다.
마침내 ‘로기수’는 그토록 싫어하던 미제문화의 하나인 탭댄스에 빠져들어 허우적댄다. 작품은 그 속에서 거침없이 질주하며 탭댄스를 출 수 있는 ‘로기수’의 아이러니하고 비현실적인 극단적 상황과 함께 오로지 춤만이 유일한 수단이 되어 꿀 수 있는 인간의 극단적인 꿈에 대한 이야기로 변화한다.
북한군 76막사에는 인민군 형제인 ‘로기수’와 그의 형 ‘로기진’이 있다. 반민주의를 강조하며 해방인민군의 수장역할을 하던 ‘로기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루하기만 한 ‘로기수’에게 우연히 마주하게 된 탭댄스는 예기치 못한 자신과 막사 전체의 운명이 된다. ‘로기수’는 자신의 내면과 주변 인물들의 희생과 도움으로 급기야 최고의 기량을 갖춘 주체적인 탭 댄서로 성장하며 각오 높게 춤추게 된 것이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시대와 공간적 상황에 대한 텍스트의 깊이와 휴머니티한 정서보다는 뮤지컬적 볼거리와 들을 거리에 더 중심을 둔 것 같다. 즉, 다양한 캐릭터들의 성격적 상태와 에피소드로 인한 볼거리와 재미를 첨가하여 캐릭터의 색깔이 살아 난 것은 좋으나 시대와 공간의 극단적 상황에서 맞이한 극도의 긴장감과 흡입력은 다소 떨어졌다. 특히, 기대했던 형재애에 대한 진한 페이소스를 느낄 수가 없었다. 무대에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형이 남긴 탭 징이 박힌 군화의 이미지가 단지 미학적 그림이 아닌 내용적 깊이가 더 묻어 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음악은 메인 테마와 킬링 넘버의 부각이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편곡된 음악적 퀄리티와 완성도는 좋았다. 단지 그 시대적 리듬인 스윙재즈 등의 음악적 향수까지 바란다면 조금 무리가 있다.
또한 배우들의 지나친 통성과 샤우팅으로 인해 발성과 딕션이 분명치 않았다. MR과 더불어 사용된 건반 소리, 배우들의 보이스가 서로 어우러진 합은 가끔씩 어그러지거나 서로 엉키어 초반 대사나 가사의 전달력에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각자 독특한 캐릭터들로 거듭난 배우들의 열정과 열연은 작품에 진한 에너지와 감동의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무대는 기능적이며 세련됐다. 무대가 너무 잘 짜여 있고 안정감이 있어 상대적으로 씬 별 포로수용소의 다양한 정서가 묻어나는 데는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1막 피날레 장면은 로봇 암머신을 이용해 공중에서 180도 회전하며 춤추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뮤지컬 ‘로기수’의 백미였다. 2막에서는 처참하고 생사를 건 극한 상황에서도 춤을 추어야하는 사진 속의 장면이 재현된다. 이 장면에서 좀 더 강도 깊은 임팩트나 호소력 있는 깊은 정서가 묻어났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독특한 안무의 구성과 운용은 무대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 그렇기에 많이 돋보이는 무대였으나 마지막 피날레와 커튼콜에서까지 탭댄스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그동안 여느 작품들처럼 상투적인 뮤지컬화로 되어버린 것 같은 아쉬움도 살짝 든다.
포스터 속 모노크롬으로 담긴 카피의 짙은 여운이 가슴에 남는다.
뮤지컬 ‘로기수’
각오 높게 춤추라!
앞으로 작품이 초연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재연, 삼연을 거듭하며 수정 보완돼 롱런하는 자랑스러운 한국 뮤지컬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뮤지컬 ‘로기수’는 2015년 3월 12일부터 5월 31일까지 DCF대명문화곡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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