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가율(전셋값을 매매가로 나눈 비율)이 75%에 달해,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성북구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760건으로 2월(468건) 대비 62% 급증했다. 성북구에 이어 두 번째로 전세가율이 높은 서대문구(73.5%)의 지난달 연립주택 거래량은 247건으로 2월(142건)과 비교해 73.9%나 뛰었다. 같은 기간 265건에서 350건으로 증가한 아파트 거래량 증가율(32%)을 크게 웃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 속에 전세가율이 70%를 웃도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자치구별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 거래에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과 대학가 등 지역별 특징이 거래 주택의 선호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서구 마곡지구 효과 톡톡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만여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모인 길음뉴타운이 들어선 성북구는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길음뉴타운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80%를 웃돈다. 매매 전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거래가도 상승하고 있다. 길음뉴타운 3단지 푸르지오 전용면적 84㎡ 실거래가는 2월 4억1950만원에서 3월 4억3200만원으로 한 달 새 1250만원 올랐다.

이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호가가 최고 3억65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85%에 달한다”며 “금리가 내려가면서 ‘집을 사겠다’는 세입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입주가 본격화한 마곡지구 효과로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1012건에 달했다.

서울에서 아파트가 가장 많은 노원구(1165건)에 이어 자치구별 아파트 거래량 2위에 올랐다. 마곡동 금호어울림 전용 84㎡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4억원으로 1월보다 3000만원 올랐다. 구로구도 산업단지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활성화로 구로동 일대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다.

◆동대문구 연립 거래량 두 배 늘어

광화문 등 도심과 가까운 서대문구와 동대문구는 1인 가구와 신혼부부가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연립주택 신축이 활발한 덕분에 이들 주택 거래가 늘었다. 연세대·이화여대·명지대(서대문구)와 한국외대·경희대·서울시립대(동대문구) 등 주요 대학이 모인 탓에 소형 임대주택 수요가 많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서대문구 연희동에서는 실거래가 8000만원 이하 다세대·연립주택만 20여가구가 거래됐다. 동대문구도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181건으로 2월(86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인근 이문동은 3월에만 11가구가 거래됐다.

관악구는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319건)이 1월(108가구)과 2월(139가구)보다 최대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과 신대방역, 신림역 일대 신림동의 1억~2억원대 주택 거래가 많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큰 지역은 아파트가, 그렇지 않은 지역은 다세대·연립주택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