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6일 정 사장을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다음달 말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정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는 고재호 사장 임기가 지난달 29일 끝났는 데도 차기 사장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아 ‘낙하산’ 논란까지 제기됐었다.
정 후보자는 1981년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에 입사, 영업담당 이사와 상무 등을 거쳐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지냈다. 이후 대우정보시스템 회장을 지냈고 STX조선해양 사장을 맡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정 후보자가 내부 갈등 및 조선업계 불황이라는 위기를 돌파할 ‘해결사’로 선택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후보자는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 8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조기 졸업하는 데 기여했고, 위기에 빠졌던 STX조선해양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도 추천 이유에 대해 “정 후보자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고 경영혁신 및 조직쇄신 의지가 있어 대우조선해양의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호 현 사장과 일부 부사장이 차기 사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산은이 ‘정성립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차기 사장 후보군으로 꼽히던 인물들이 서로 이전투구를 벌여 오히려 회사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판단해 제3의 인물을 내세웠다”며 “정 후보자는 과거 대우조선해양에서 오래 일해 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라 낙하산 논란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말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