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일 열린 ‘2015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생활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이 박람회 첫날에 3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김희경 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일 열린 ‘2015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생활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이 박람회 첫날에 3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김희경 기자
“가구 박람회에 가구가 아닌 생활용품을 사러 온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케아가 들어오면서 생활용품에 관심이 많아졌거든요.”

주부 박혜련 씨(33)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가구 박람회 ‘2015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찾았다. 테이블이나 침대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다. 예쁜 시계와 조명을 사기 위해서다. 박씨는 “이케아 매장에 가본 이후 가구를 바꾸지 않고 적은 돈으로 소품만 바꿔도 집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박씨뿐 아니다. 이날 열린 가구 박람회엔 생활용품을 보러 온 3만여명의 관객들로 북적였다.

◆가구 대신 생활용품 중심으로

이케아가 가구 박람회 트렌드까지 바꿔놓고 있다.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이케아뿐 아니라 아티바움 등 국내 소형 전문 가구업체들도 소파와 테이블 등 가구 대신 시계, 액자, 조명 등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가구를 만들지 않는 생활용품 전문업체들의 참가도 크게 늘었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이런 분위기에 맞춰 박람회 주제부터 바꿨다. ‘취미생활’이다. 업체들은 주제에 맞게 테이블과 부엌가구 등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국내외 가구업체 및 생활용품업체 260개사는 주부나 1인 가구 등이 취미 삼아 집안을 예쁘게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용품을 선보였다.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은 곳은 생활용품 붐을 일으킨 이케아 매장이다. 이 전시회에 처음 참가한 이케아는 입구 가장 앞쪽에 자리 잡았다. 이케아 매출에서 생활용품 비중이 50%에 달한다. 이케아는 각종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상자, 인형, 조명 등을 전시했다. 각종 그림이 그려진 액자를 전시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이케아 관계자는 “집을 꾸미고자 하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많이 찾았다”며 “앞으로 한국 홈퍼니싱(생활용품으로 집안을 꾸미는 것)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생활용품 업체 대거 참가

지난해 10조원 규모였던 국내 생활용품 시장이 2018년엔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해외 유명 업체들의 전시회 참가가 줄을 잇고 있다. 덴마크 업체로 현지에서 이케아만큼 유명한 ‘헤이(HAY)’, 미국의 ‘키커랜드’, 프랑스 ‘꼬떼따블’ 등 56개 브랜드가 제품을 전시했다. 해외업체 참가는 작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조은주 꼬떼따블 한국대표는 “과거 전시회 때는 해외 생활용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국내 생활용품 전문업체도 많아졌다. 지난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전시한 국내 생활용품 전문업체는 65개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엔 115개사로 작년에 비해 77%가량 늘었다. 네스홈 등이 대표적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