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시장자율 중시 원칙엔 박수…'보여주기 식' 쇄신 지적도
“금융감독원장을 맡은 후 직원들에게 의견을 말하면 그게 지시로 받아들여진다는 걸 알게 됐다. 외부(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진웅섭 금감원장(사진)이 최근 사석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26일 취임 100일을 맞은 진 원장의 인사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금감원 인사 후 이렇게 잡음이 없던 적은 처음”이라며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책 행보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일단 시장 자율성을 존중하는 감독 방향에는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장은 “금리와 수수료 등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금감원의 ‘시어머니’ 역할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알맹이 없는 ‘보여주기 식 쇄신’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종합검사 축소 등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 쇄신 방안은 금감원장이 바뀔 때마다 나온 해묵은 아이템이고, 제재심 개선 방안 역시 속기록 공개 등 핵심 내용이 빠지면서 반쪽짜리 개편이 됐다”고 꼬집었다.

감독 방향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보험사 임원은 “수수료나 배당 등에 대한 자율성을 인정해 주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이나 후속 지침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업계와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린다. 너무 잡음 없는 행보만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