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청소기로 유명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사장(사진)은 24일 “세탁기나 에어컨, 주방후드, 비데 등 생활가전제품을 세척하는 서비스를 다음달 시작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척 서비스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이사 청소, 입주 청소 등 일반 청소대행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또 “캡슐 커피와 비슷한 개념의 캡슐 탄산음료를 오는 5월께 내놓겠다”며 “수세미가 돌면서 닦아주는 한국형 식기세척기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희 홈케어’ 다음달 시작

가전제품 세척 서비스는 스팀청소기가 주력인 한경희생활과학이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분야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크고 시장 수요도 충분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게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소기업이 뛰어들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개별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청소 대행을 하는 사람들을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끌어모았다. 한경희생활과학 소속 직원은 아니지만 ‘한경희홈케어’란 브랜드 속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팀을 이뤄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탁기 청소는 제품을 분해하는 엔지니어와 세척하는 전문가(둘 다 개인사업자)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작업하는 식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전국 주요 도시 11곳에 거점을 세우고 제휴를 맺은 150여명을 활용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형 식기세척기 개발 중

한경희생활과학은 프랑스의 한 캡슐 탄산음료 업체와 손잡고 이 회사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한 사장은 “캡슐 탄산음료는 맛의 종류가 70여종이나 되고, 비타민을 첨가하거나 칼로리 연소 기능 등을 넣어 맛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한경희의 ‘한’과 영어 ‘비(be)’ 동사를 따서 ‘한비’란 브랜드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판권 전체를 따왔기 때문에 동남아나 중국에서도 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경희생활과학은 ‘한국형 식기세척기’ 개발도 거의 마무리했다. 이 제품은 오목한 그릇을 많이 쓰는 국내 실정에 맞게 설계됐다. 한 사장은 “수세미가 1분에 300번 돌아가며 그릇을 닦아주고 5~10분이면 세척이 끝난다”고 강조했다.

◆“올해 채무 정리하겠다”

한 사장은 “(가짜 수출로 외형을 부풀려오다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 사태 이후 금융권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회사를 바라봐 곤란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경희생활과학이 모뉴엘과 비슷하게 생활가전제품을 취급하고, 매출 성장세도 최근 몇 년간 둔화됐고, 신제품 개발 등으로 비용을 많이 쓴 탓에 빚이 늘어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 같다”며 “올해 정리가 다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매출 656억원을 거둔 한경희생활과학이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 사장은 설명했다.

안재광/김용준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