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계 양대 산맥인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나타낸 가운데 지방 소주 업체들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캬~ 서울 입맛 잡았데이" 술술 오르는 지방소주주
부산 소주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무학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7%(1150원) 오른 4만4200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19.2% 정도 상승했다. 전남 목포에 본사를 둔 보해양조는 이날 7.6% 오른 1265원에 장을 마쳤다. 보해양조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최대주주인 창해에탄올(2만6550원)도 10.4% 급등했다.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은 소주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시장 진출에 따른 것이다. 무학은 16.9도 낮은 도수의 ‘좋은데이’로, 보해양조는 젊은 층을 겨냥한 ‘아홉시반’으로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무학은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올해 수도권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목표가를 4만5000원으로 높였다. 신영증권도 이날 무학의 목표가를 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2011년 창해에탄올이 지분 37.4%를 인수한 보해양조는 지난 3년간 차입금 축소에 주력한 결과 부채 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췄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말부터 수도권에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창해에탄올은 보해양조의 실적 개선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6% 증가하고 본업인 주정사업도 호조가 예상된다”며 창해에탄올의 목표주가를 3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소주시장의 성장세와 점유율 경쟁으로 소주 원료를 만드는 주정업체의 수혜도 예상된다. 주정업계 1위로 시장점유율 16.6%인 진로발효는 이날 2.0% 오른 3만300원에 마감했다. 시장점유율 9%대의 풍국주정(1만1650원)과 MH에탄올(8850원)은 각각 4.0%, 4.9% 올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