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7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금융위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금융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환골탈태’를 주문한 금융권 구조개혁을 실천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는 만큼 신제윤 위원장으로부터 개혁 바통을 이어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 후보자는 “금융권 구조개혁의 밑그림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의 틀을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에 몸담아보니 금융당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건전성 관리,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한 노력을 훨씬 더 하고 있다”며 “자율과 경쟁이라는 중요 원칙 속에서 현장에 맞는 규제 정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후보자는 이 같은 금융당국의 역할을 ‘선수(금융회사)’의 활동에 일일이 간섭하는 ‘코치’가 아닌,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판’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지나친 경쟁은 시장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감독원과 혼연일체가 돼 시장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후보자는 무엇보다 금융권 구조개혁 목적이 한국 경제 활성화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활성화해 실물 경제의 지원 기능을 충분히 하도록 하겠다”며 “기술금융 등을 육성해 창조경제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또 금융권에 대한 신뢰 회복도 중요한 책무로 꼽았다.

금융권에선 임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정책 집행, 감독 관행에 적잖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1년8개월 동안 한 만큼 현행 제도와 관행의 문제점, 개선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 후보자가 ‘자율과 경쟁’이라는 원칙 속에서 규제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현장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