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 칼럼] 국민대 카톡방 음담패설 성희롱… 도대체 왜들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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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대 카톡방 음담패설과 성희롱이 단순일탈, 단순 해프닝이 아닌 심각한 사태로 인식되는 것은 그동안의 흐름이 있었기 때문이다.(사진 = 한국경제TV)
국민대의 한 학과 내 소모임 소속 남학생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여학우의 사진과 실명을 두고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수준의 음담패설을 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해당 학과 전 학생회장과 단과대 전 학생회장이 이런 대화를 주도했다는 보도가 나와 더욱 충격적이다.
남자들 사이에 야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렇게 가볍게 넘기기가 힘들다.
물론 남자들 서너 명이 술자리에서 음담패설을 할 수는 있다. 이번 일은 수십여 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대화방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술자리 대화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대화의 내용도 단순한 음담패설 수준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내용이었고, 여학우들을 철저하게 성적인 대상으로 난도질 치는 수준의 대화였다. 심지어 정신대에 비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남자들이 모이면 으레 여자 이야기를 하곤 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과거엔 여학우를 대상으로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대화를 하진 않았다. 일반인들도 여자 동료를 이렇게까지 난도질 치는 대화를 하지는 않는데,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때가 묻기 마련이지만 대학생 때는 가장 순수한 열정이 살아있는 시절이기 때문에, 인간을 인간답게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나 남녀평등 등 사회적이고 진보적인 가치에 더 충실할 때다. 그런 대학생들이 동료를 대상으로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대화를 일삼았다는 것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은 집단적으로 성범죄를 모의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고 해서 더욱 황당하다. 물론 그런 발언이 농담일 수도 있고, 실제 행동으로까지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겠지만 대학생이 학우를 대상으로 그런 농담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이것이 단순일탈, 단순 해프닝이 아닌 심각한 사태로 인식되는 것은 그동안의 흐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화 중에 ‘삼일한’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이 말은 ‘일간베스트(일베)’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여자는 삼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극단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라고 알려졌다. 방송에선 절대로 쓸 수 없는 말이다.
일베 등에서 사용되는 여성비하 신조어 중에 그나마 방송에서 쓸 수 있는 것이 ‘김치녀’인데, 일베 뿐만 아니라 한국의 20대 사이에서 이런 여성비하적 내용에 대한 공감이 광범위하게 퍼져간다는 징후가 있다. 한 매체가 신촌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상당수 젊은 남성들이 김치녀의 의미에 공감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인터넷문화엔 여성을 인격적으로 멸시하면서 철저히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며, 남성에 종속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시각이 깔려있다. 가장 순수해야 할 우리의 20대 대학생들이 이런 문화에 휩쓸린다는 건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런 식의 대화가 집단적으로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점점 과열되면, 결국엔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얼마 전 페미니스트가 싫다며 IS에 가담한 청소년도 이런 인터넷 문화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 전엔 사제폭발물을 투척하는 테러 사건까지 일어났었다. 일베 등의 극단적인 게시판 문화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것이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20대 대학생이 동료의 인격조차 존중하지 못한다는 건 큰 문제다. 장차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이 이렇게 저열한 인식과 대화 수준에 머물러있다면, 우리 공동체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번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청년문화 자체가 과거의 순수성, 이타성, 헌신성, 인륜적 가치 지향성 등을 잃어버리고 병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일베 등의 게시판에서 폭주하는 폭력성, 여성비하 등이 그러한 병증의 중심지 노릇을 하고 있다. 경각심을 가지지 않으면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것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기자 wowsports08@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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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의 한 학과 내 소모임 소속 남학생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여학우의 사진과 실명을 두고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수준의 음담패설을 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해당 학과 전 학생회장과 단과대 전 학생회장이 이런 대화를 주도했다는 보도가 나와 더욱 충격적이다.
남자들 사이에 야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렇게 가볍게 넘기기가 힘들다.
물론 남자들 서너 명이 술자리에서 음담패설을 할 수는 있다. 이번 일은 수십여 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대화방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술자리 대화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대화의 내용도 단순한 음담패설 수준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내용이었고, 여학우들을 철저하게 성적인 대상으로 난도질 치는 수준의 대화였다. 심지어 정신대에 비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남자들이 모이면 으레 여자 이야기를 하곤 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과거엔 여학우를 대상으로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대화를 하진 않았다. 일반인들도 여자 동료를 이렇게까지 난도질 치는 대화를 하지는 않는데,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때가 묻기 마련이지만 대학생 때는 가장 순수한 열정이 살아있는 시절이기 때문에, 인간을 인간답게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나 남녀평등 등 사회적이고 진보적인 가치에 더 충실할 때다. 그런 대학생들이 동료를 대상으로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대화를 일삼았다는 것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은 집단적으로 성범죄를 모의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고 해서 더욱 황당하다. 물론 그런 발언이 농담일 수도 있고, 실제 행동으로까지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겠지만 대학생이 학우를 대상으로 그런 농담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이것이 단순일탈, 단순 해프닝이 아닌 심각한 사태로 인식되는 것은 그동안의 흐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화 중에 ‘삼일한’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이 말은 ‘일간베스트(일베)’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여자는 삼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극단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라고 알려졌다. 방송에선 절대로 쓸 수 없는 말이다.
일베 등에서 사용되는 여성비하 신조어 중에 그나마 방송에서 쓸 수 있는 것이 ‘김치녀’인데, 일베 뿐만 아니라 한국의 20대 사이에서 이런 여성비하적 내용에 대한 공감이 광범위하게 퍼져간다는 징후가 있다. 한 매체가 신촌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상당수 젊은 남성들이 김치녀의 의미에 공감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인터넷문화엔 여성을 인격적으로 멸시하면서 철저히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며, 남성에 종속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시각이 깔려있다. 가장 순수해야 할 우리의 20대 대학생들이 이런 문화에 휩쓸린다는 건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런 식의 대화가 집단적으로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점점 과열되면, 결국엔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얼마 전 페미니스트가 싫다며 IS에 가담한 청소년도 이런 인터넷 문화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 전엔 사제폭발물을 투척하는 테러 사건까지 일어났었다. 일베 등의 극단적인 게시판 문화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것이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20대 대학생이 동료의 인격조차 존중하지 못한다는 건 큰 문제다. 장차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이 이렇게 저열한 인식과 대화 수준에 머물러있다면, 우리 공동체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번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청년문화 자체가 과거의 순수성, 이타성, 헌신성, 인륜적 가치 지향성 등을 잃어버리고 병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일베 등의 게시판에서 폭주하는 폭력성, 여성비하 등이 그러한 병증의 중심지 노릇을 하고 있다. 경각심을 가지지 않으면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것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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