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이 17일로 시행 석 달을 맞는다. 이 기간 한국 투자자의 후강퉁 거래 규모는 1조8000억원에 달했고 주로 중국 내 업종 1등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의 중국주식 순매수액은 중국 증시 등락에 맞춰 증감을 거듭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3383.18(1월26일 종가)까지 오르며 후강퉁 시행 후 36.48%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3200선까지 밀리며 숨고르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후강퉁 3개월…검증된 1등주만 담았다
○석 달간 1조7780억원 거래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강퉁이 시행된 작년 11월17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A주를 1조7780억원어치 거래했다. 순매수액은 685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투자자들의 상하이A주 순매수액(18조248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5%였다.

후강퉁 시행 후 1개월 단위로 국내 투자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중국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시기에 투자가 급증했고, 하락기엔 순매수액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집계 결과 시행 첫달(작년 11월17일~12월12일)에 거래금액은 2827억원, 순매수액은 1737억원을 기록했으나 두 번째 달(작년 12월15일~올 1월16일)에는 거래금액 9565억원, 순매수액 3399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한 달(1월19일~2월12일) 동안 순매수액은 1713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지난달 중순 도입된 중국 정부의 증시 과열 억제 조치에 지수 상승으로 인한 차익실현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액 자산가들이 여유자금을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석 달간 거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상하이A주를 비롯해 해외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려는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일부는 간접투자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이 작년 12월 초에 출시한 ‘하나 중국본토1등주 랩’의 설정액은 두 달 만에 650억원으로 불어났다. 김용태 유안타증권 상품기획팀장은 “랩에 비해 최소 가입 한도가 낮은 신탁상품의 경우 매주 200명씩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등 소액 투자 수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1등주 사랑 뚜렷

국내 투자자들은 1등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증권업종이다.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를 통해 거래된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전 증권사에서 인기 순위 1, 2위를 다툰 종목은 중신증권이었다. 시장점유율 1위인 중신증권의 주가 상승률은 후강퉁 시행 이후 현재까지 89.4%를 기록했다. 반면 2위인 하이퉁증권을 비롯 자오상증권 등 작년에 관심을 받았던 증권주들은 인기 순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증권업종이 조정을 받자 1등주만 남기고 비중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업종의 1등주들도 후강퉁 시행 초기나 지금이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여행사이자 면세점사업을 하는 중국궈뤼, 중국 자동차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상하이자동차, 백색가전업체인 칭다오하이얼, 핑안보험 등이 초기의 높은 관심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1등 철도차량업체인 중국난처, 1위 버스제조업체인 위퉁커처 등은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종목으로 꼽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과거 한국의 소득 수준이 올라갔을 때 급속도로 성장했던 자동차, 증권, 보험, 여행업종 등이 유망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허란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