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소재주 사려고 중소형주 파는게 맞나?
미국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맞서며 유가를 끌어내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을 감안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가에 대한 통제력은 중동 산유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서양 연안 유전개발을 허용하는 등 중동과의 유가전쟁에서 기선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셰일가스가 쏟아지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유가가 크게 오르긴 힘들어 보인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유가가 낮게 유지되는 기간에 주가는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불꽃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경기가 살아날수록 금리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을지 모른다. 금리 인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유동성이 만들었던 자산가격 거품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그때 깨닫게 될 것이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 경기민감 소재 및 산업재 관련주가 들썩였다. 이들을 사기 위해 바이오, 콘텐츠 업종 중소형주를 팔아치우는 현상도 나타났다. 유가와 미국 경기 등을 감안한 투자패턴이다.

하지만 이런 교차매매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인플레 고민은 아직 미국만의 이야기며 미국조차도 소비회복의 원동력이 여전히 저금리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듯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김학주 <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