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제정 당시 6만8000명이던 연천군 인구는 작년 4만5000명으로 34%가 줄었다. 발전이 멈춘 유령도시에 가깝다. 연천군은 수도권 규제라는 망령이 한 지역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살아있는 증거다. 지역균형이라는 잘못된 관념이 엉뚱하게도 경기북부 지역에 날아가 폭탄을 터뜨리기에 이른 것이다. 비극은 연천뿐만이 아니다. 인근의 가평군, 그리고 인천의 강화군과 옹진군 등지도 인구가 줄고 경제가 피폐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곳들보다는 낫다지만 수도권의 다른 지역도 발전할 기회를 놓친 채 서서히 낙후지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모두가 성공을 처벌하는 수도권 규제의 독소적 성격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는 수도권의 도시와 지역을 모두 파괴하고 있다. 도시는 도시대로 정상적인 발전을 차단당하고 지역은 별 소득도 없이 해외 경쟁도시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다. 세계는 오히려 수도권 키우기 경쟁 중이다. 런던 파리 도쿄 등 주요국 수도가 이미 규제를 폐지하며 메가시티 건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거대한 파리’라는 깃발을 든 채 미국 뉴욕을 넘어서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마침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에 선출된 원유철 의원이 수도권 규제 철폐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규제를 올해 안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소위 균형발전론과 수도권 규제라는 관념의 유령을 이제는 제거할 때다. 도시는 고도화된 분업을 창출하는 그릇이어서 현대문명과 산업화를 이루어 내기 위한 필수적 조직이다. 그 점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