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 여파…강동 전셋값 8천만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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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도 올들어 6000만원 뛰어
동 단위 이주시기 조정 역부족
전문가, 생활권 단위로 조정해야
동 단위 이주시기 조정 역부족
전문가, 생활권 단위로 조정해야
서울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전용 84㎡는 이달 초 5억30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4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8000만원가량 뛰었다. 인근 강남공인 관계자는 “고덕주공4단지가 이주를 시작한 가운데 2단지까지 다음달 이주에 들어가면서 이웃한 암사동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전셋값까지 널뛰기하는 모양새다.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재건축 이주가 몰려 이주 시기 조정 등 서울시 대책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강동구 전셋값 급등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4% 올랐다. 구별로는 강동이 0.70%로 가장 많이 뛰었다. 송파(0.51%), 광진(0.42%), 관악(0.36%)이 그 뒤를 이었다. 동대문(0.34%)과 성북(0.32%), 도봉(0.26%)도 많이 올랐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 여파로 강동구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며 “인근 경기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쳐 하남시 덕풍동 하남자이 전셋값이 5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4단지(410가구)는 지난해 말 이주를 시작했다. 명일동 삼익1차(1560가구)는 이달부터 이주한다. 다음달에는 고덕주공2단지(2771가구)가 가세한다. 1분기에만 4570가구가 움직이는 것이다.
이 여파로 인근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셋값은 지난주 1500만~2500만원 올랐다. 상일동 고덕주공 5·6·7단지는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말 3억4000만원이었던 강일동 리버파크4단지 전용 84㎡는 최근 4억1000만원에 계약됐다.
서초구 잠원·반포동 일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신반포 4차 전용 105㎡ 전셋값은 7억원 선이다. 작년 말보다 5000만~6000만원 올랐다. 잠원동 반포한양(372가구)과 신반포5차(555가구)의 이주가 임박한 영향이다. 이마저도 매물이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전세시장은 설 연휴가 끝나면 또 한 차례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봄철 이사를 준비하는 신혼부부 수요가 가세하는 까닭이다.
◆이주 시기 조정 ‘한계’
서울시는 전세난을 막기 위해 지난해 9월 재건축 이주 시기 조정을 포함한 ‘강남4구 재건축 집중 전세난 대책’을 내놓았다. 이주 심의 대상인 2000가구의 기준을 종전 ‘해당 재건축 단지’에서 ‘해당 동(洞)’으로 강화한 게 핵심이다.
이 대책은 올해 1월2일부터 효력이 생겼지만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주하는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데다 심의를 통해 이주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법정동으로 돼 있어서다. 최경주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삼익1차는 명일동, 고덕주공2단지는 고덕동으로 위치가 서로 가까워도 법정동이 달라 이주 시기를 서울시 맘대로 조정할 수 없다”며 “지난해 말 이주를 시작한 고덕주공4단지는 조례가 개정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활권을 기준으로 이주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고덕동 재건축 이주가 암사동을 비롯한 인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이주 수요자들이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려는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진/김병근 기자 apple@hankyung.com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전셋값까지 널뛰기하는 모양새다.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재건축 이주가 몰려 이주 시기 조정 등 서울시 대책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강동구 전셋값 급등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4% 올랐다. 구별로는 강동이 0.70%로 가장 많이 뛰었다. 송파(0.51%), 광진(0.42%), 관악(0.36%)이 그 뒤를 이었다. 동대문(0.34%)과 성북(0.32%), 도봉(0.26%)도 많이 올랐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 여파로 강동구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며 “인근 경기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쳐 하남시 덕풍동 하남자이 전셋값이 5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4단지(410가구)는 지난해 말 이주를 시작했다. 명일동 삼익1차(1560가구)는 이달부터 이주한다. 다음달에는 고덕주공2단지(2771가구)가 가세한다. 1분기에만 4570가구가 움직이는 것이다.
이 여파로 인근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셋값은 지난주 1500만~2500만원 올랐다. 상일동 고덕주공 5·6·7단지는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말 3억4000만원이었던 강일동 리버파크4단지 전용 84㎡는 최근 4억1000만원에 계약됐다.
서초구 잠원·반포동 일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신반포 4차 전용 105㎡ 전셋값은 7억원 선이다. 작년 말보다 5000만~6000만원 올랐다. 잠원동 반포한양(372가구)과 신반포5차(555가구)의 이주가 임박한 영향이다. 이마저도 매물이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전세시장은 설 연휴가 끝나면 또 한 차례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봄철 이사를 준비하는 신혼부부 수요가 가세하는 까닭이다.
◆이주 시기 조정 ‘한계’
서울시는 전세난을 막기 위해 지난해 9월 재건축 이주 시기 조정을 포함한 ‘강남4구 재건축 집중 전세난 대책’을 내놓았다. 이주 심의 대상인 2000가구의 기준을 종전 ‘해당 재건축 단지’에서 ‘해당 동(洞)’으로 강화한 게 핵심이다.
이 대책은 올해 1월2일부터 효력이 생겼지만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주하는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데다 심의를 통해 이주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법정동으로 돼 있어서다. 최경주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삼익1차는 명일동, 고덕주공2단지는 고덕동으로 위치가 서로 가까워도 법정동이 달라 이주 시기를 서울시 맘대로 조정할 수 없다”며 “지난해 말 이주를 시작한 고덕주공4단지는 조례가 개정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활권을 기준으로 이주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고덕동 재건축 이주가 암사동을 비롯한 인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이주 수요자들이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려는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진/김병근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