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가 증권가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주력 서비스인 게임 부문의 실적 부진과 신규 투자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주가도 연초 대비 20% 넘게 빠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200원(1.69%) 오른 7만2200원에 거래중이다. 전날 급락한 데 따른 반등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날 NHN엔터는 5.96% 급락한 7만10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만해도 9만원대에 거래되던 NHN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며 7만원선으로 떨어졌다.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2일(종가 9만2900원)에 비하면 23% 급락한 수준이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주가 하락의 원인을 '유상증자'에서 찾고 있다.

지난달 7일 NHN엔터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3485억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섰다. 기명식 보통주 440만주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발행한 것.

그러나 당시 증권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NHN엔터가 유상증자 규모의 43%에 달하는 1500억원을 간편결제사업 진출 관련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밝힌데 대해 명분이 약하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NHN엔터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이튿날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하며 8만원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유상증자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4일 실적발표 후 정우진 NHN엔터 대표는 "최근 유상증자의 목적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 강화, 간편결제 사업 투자비 마련, 웹툰서비스 코미코의 경쟁우위 확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1% 증가한 1471억원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2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이 475억원으로 예상치(660억원)를 28% 밑돌자 질적인 면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간편결제와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등 신규 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본업인 게임 부문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신규투자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대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결국 NHN엔터테인먼트의 신규 사업 전망을 들은 후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SK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낮췄다. 이트레이드 증권은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목표가를 내렸다.

나태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NHN엔터가 기존사업 유지와 신규사업 추진 사이에서 과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사업이 부진한데다 신사업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NHN엔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보유)'로 낮춰 잡고 목표주가도 기존 11만원에서 '비책정(NA)'으로 변경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7월과 8월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린 뒤(10만원→9만원), 지난해 11월 이후에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제일 싫어하는 요소가 불확실성인데 신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낙 큰 점이 문제"라며 "큰 규모의 사업이지만 실적 규모를 추정할 수 없어 관망세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신규사업에 대해 "불확실성은 모든 사업에 잠재돼 있는 것 아니겠냐"며 "초기 단계라 천천히 준비해가는 단계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HN엔터가 추진하려는 신사업이 중장기적인 성장성 측면에서는 유효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간편결제와 크로스보더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성장성은 유효하다"며 "유상증자 등의 악재는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내다봤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NHN엔터의 신규사업 추진은 긍정적인 성장 동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