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활찬가 부르는 일본 기업, 엔저 때문만은 아니다
도요타가 오는 3월 결산에서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8% 늘어난 2조7000억엔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3조엔(약 29조원)시대를 열게 됐다고 흥분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비해 매출은 늘지 않았지만 수익이 대폭 증가했다.

더욱 충격적인 소식은 소니의 부활이다. 소니는 수년간 엄청난 적자에 헤매면서 몰락이 예고돼 왔던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4~12월) 1626억엔의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3월 결산에서 영업이익이 수백억엔의 흑자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한다. 영상 센서와 TV, 각종 부품에서 수익을 냈다. 어제는 증시에서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히타치와 파나소닉은 물론이고 도시바 NEC 등도 올해 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한다.

일본 기업들의 대박이 이어지고 있다. 엔화 약세와 유가 하락은 표면적 요인이다. 일본 기업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조조정, 체질개선이 만든 성과다. 도요타의 생산성은 세계 최고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리본(reborn·재생)으로 잡고 다시 혁신과 비용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끊임없는 혁신만이 기업을 생존시킨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득한 것이다. 구조조정 실패라는 오명은 이제 일본 아닌 한국 기업에 해당하는 말이다. 마냥 일본 기업의 성공을 부러운 듯이 바라봐야 하는 역전된 사정이 뼈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