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료기기+삼성메디슨 합병 방안 4개월째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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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반발 겹쳐 계속 지연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합병 방안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시장에 합병설이 알려진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이 삼성메디슨으로 소속이 바뀌는 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2009년 삼성전자를 통해 디지털 엑스선 등 의료기기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초음파 진단기를 만드는 메디슨을 인수했다. ‘삼성’ 브랜드를 통해 의료기기 사업에서 쉽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 두 조직을 통합해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방안이 제기된 이유다. 내부 논의 끝에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떼내 삼성메디슨에 합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자회사인 넥서스(심장질환 진단기기)와 뉴로로지카(이동형 CT 장비)까지 흡수해 종합 의료기기 회사로 키운다는 구상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합병을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삼성 사장단 인사나 삼성전자 조직 개편 때 합병안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불발됐다. 사업 측면에서 아직 따져봐야 할 것들이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을 의식해서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은 소속 회사가 바뀌게 되는 데다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삼성메디슨 공장이 있는 강원 홍천으로 옮겨가야 하기 때문에 삼성메디슨과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삼성도 최근 한화에 매각된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 직원들이 집단시위를 벌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기 사업 통폐합이 발표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어 결정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수뇌부에서도 의료기기 사업에 대해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의료기기 시장은 뚫기가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돼 있고 의사들이 주요 소비자인 의료기기 시장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지은/주용석 기자 jeong@hankyung.com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2009년 삼성전자를 통해 디지털 엑스선 등 의료기기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초음파 진단기를 만드는 메디슨을 인수했다. ‘삼성’ 브랜드를 통해 의료기기 사업에서 쉽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 두 조직을 통합해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방안이 제기된 이유다. 내부 논의 끝에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떼내 삼성메디슨에 합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자회사인 넥서스(심장질환 진단기기)와 뉴로로지카(이동형 CT 장비)까지 흡수해 종합 의료기기 회사로 키운다는 구상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합병을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삼성 사장단 인사나 삼성전자 조직 개편 때 합병안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불발됐다. 사업 측면에서 아직 따져봐야 할 것들이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을 의식해서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은 소속 회사가 바뀌게 되는 데다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삼성메디슨 공장이 있는 강원 홍천으로 옮겨가야 하기 때문에 삼성메디슨과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삼성도 최근 한화에 매각된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 직원들이 집단시위를 벌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기 사업 통폐합이 발표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어 결정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수뇌부에서도 의료기기 사업에 대해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의료기기 시장은 뚫기가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돼 있고 의사들이 주요 소비자인 의료기기 시장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지은/주용석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