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내 명품 소비가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부패척결 정책의 여파로 남성 명품 시장이 위축된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컴퍼니가 21일 발표한 ‘2014년 중국 명품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명품 소비액은 115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중국 내 명품 소비가 줄어든 것은 베인&컴퍼니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내 명품 소비는 2000년대 후반 이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다 2011년에는 30% 급증했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증가세가 7%로 한 자릿수로 떨어지더니 시진핑 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는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명품 소비가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남성들의 명품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남성들이 주 소비자인 명품 시계 매출은 지난해 13% 줄었고, 남성 명품 의류 매출도 10% 감소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내에서 남성 명품 시장은 정부 고위 관료나 공산당 간부들이 주타깃이었는데 부패척결 정책의 여파로 이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남성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휴고보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7개 매장을 철수했고, 또 다른 남성 명품 브래드 제냐 역시 6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중국 명품 시장이 이처럼 위축되고 있지만 신흥 명품 브랜드들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베인&컴퍼니가 중국 내 1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량이 발렌시아가 마이클코어스 지미추 등의 신흥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고 답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