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으로 배우는 경제] 한국 성장 갉아먹는 노동생산성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세계13위, 교역규모 9위다. 한마디로 ‘빛나는’ 수치다. 70년 전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해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반세기, 그 역사가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OECD 평균 80% 수준으로 미국의 58.7%, 독일의 79.7%에 불과하다. 특히 네덜란드(1380시간)보다 연 800시간을 더 일하지만 생산성은 절반 수준이다(네덜란드 60.4달러, 한국 30.4달러).

노동생산성은 일정 시간 투입된 노동량과 그 성과물인 생산량의 비율이다. 생산량은 그대로인데 근로자 수나 노동시간만 늘어나면 노동생산성은 낮아진다. 1980년대 한국의 노동생산성 상승률(근로자 1인당)은 연평균 7%로 높게 유지됐다. 하지만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1990년대 들어 점차 고개를 숙였다. 2000~2007년 연평균 3.3%에 그쳤고, 2008년 금융위기 후 2010~2013년에는 1.8%로 곤두박질쳤다. 고용이 저부가가치의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한 점이 노동생산성을 낮춘 주요인으로 꼽힌다. 또 교육수준이 높은 청년층과 여성 인력의 낮은 활용도 생산성을 끌어내렸다.

국민 삶의 질은 ‘생산성’이 좌우한다. 노동·자본의 투입 대비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수록 그 나라 국민소득이 늘어난다. 긴 노동시간과 낮은 생산성은 성장을 갉아먹는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는 ‘노동생산성 OECD 최하위국’이란 불명예를 벗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손정희 연구원 jhs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