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태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1심 첫 공판이 열린 서울서부지법에 조 전 부사장을 태운 호송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땅콩 회항’ 사태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1심 첫 공판이 열린 서울서부지법에 조 전 부사장을 태운 호송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에 대한 1심 첫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 측은 “기내 상황과 관련 검찰의 공소 사실에 기억과 다소 다르거나 실제보다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19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이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 그리고 승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점을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며 “사무장이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정확하지 않은 기억 혹은 의도적으로 과장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장과 승무원의 초기 진술이 아무런 압박도 받지 않은 상태의 진술로 더 신빙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 부인했다. 변호인은 “항공기 항로는 일반적으로 하늘의 길을 말하는데, 램프리턴 과정에서 항공기는 지상로에서 17m 정도 움직였다”며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조 전 부사장은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인 채 재판에 임했다. 그는 ‘할 말 있으면 해도 된다’는 재판부의 말에 “없습니다”라고 답한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직권으로 조 전 부사장의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박 사무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듣고 이를 양형에 고려하기 위해서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