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치료만 해도 골절 위험 절반 줄어
김우철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겨울철에는 옷을 두껍게 입어 상대적으로 다른 계절보다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낙상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노년층의 경우 약해진 근력과 골다공증 등으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 방치 시 사망 위험, 노년층 두배나 높아
실제로 겨울이 되면 골절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데 대부분이 낙상으로 병원을 찾는 노년층이다. 손목이나 발목 등을 다치는 것은 물론이며 심한 경우 고관절이나 척추에 손상을 입는 환자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고관절 골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 부위에 골절이 생기면 수개월 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한다. 이 때문에 폐렴이나 욕창 등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 또 오래 누워 지내면 혈전이 생겨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합병증도 부를 수 있다. 호흡 곤란도 생겨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근골격계질환 보고서에 따르면 노년층은 일반인보다 낙상 후 2년 내 사망률이 두배나 높다.
고관절골절 중 발생 빈도가 높은 대퇴부 경부골절(엉덩이)은 장시간 방치할 경우 골절부위가 잘 붙지 않고 뼈가 주저앉아 다리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는 손상된 엉덩이 주위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고관절치환술로 치료한다.
◆꼬부랑 할머니 되는 척추압박골절 만성허리통증 일으켜
노인성 골절 가운데 또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척추 골절이다. 주로 겨울철 빙판길에 엉덩방아를 찧은 후 발생하며 충격으로 인해 척추 뼈가 주저앉거나 찌그러진다. 허리와 등 통증 때문에 움직이기가 힘들고 앞가슴까지 당기며 쑤시는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골절을 치료하지 않으면 몸이 앞으로 점점 굽는 꼬부랑 할머니가 될 수 있다.
김 과장은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일어서거나 앉을 때 발생하는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고,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워진다”며 “방치할수록 만성 허리 통증을 일으키고 심장과 폐의 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척추압박골절은 2~3주 정도 안정을 취하고 주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심한 통증은 대부분 사라지고 거동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충분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골절의 정도가 점차 심해진다면 척추체성형술이나 풍선형 척추후굴변형복원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 척추체성형술은 주사기로 액체 상태의 골시멘트를 주입, 골절 부위를 단단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노년층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골다공증의 유무를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골다공증만 치료해도 골절위험은 50%로 감소한다.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약물 치료, 식이와 운동을 신경 쓰며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겨울철 운동은 실외에서 하는 것보다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게 되면 혈액순환을 도와 척추와 관절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며 굳어 있는 근육 및 인대에 활력을 되찾아줌으로써 근골격계 퇴행성 변화도 함께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골절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빙판길에서 서두르다 넘어지면 더 크게 다칠 수 있으므로 걷는 속도와 걸음 폭을 평소보다 10%이상 줄여야 한다. 또 춥다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잃고 넘어져 골절을 당할 위험이 높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지팡이나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김우철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