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이 말안하면 公기업 안움직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새해 들어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발언 강도도 세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각 최소화”를 언급한 데 이어 최근 산업부 업무보고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윤 장관은 지난 15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신년회 자리에서 공기업 개혁에 대한 강도를 올해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이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면 공기업들은 아무것도 안 한다”며 “올해엔 공기업이 해야 할 일이 다 정해져 있고, 이미 다 나와 있으니 이를 토대로 공기업들이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개선 프로그램이 이미 2017년까지 보고된 만큼 그에 맞춰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 “주요 공기업 사장들의 임기가 1년 이상 지난 만큼 앞으로 경영평가를 할 때 냉정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평가와 관련한 주요 분야로는 방만경영 개선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도덕성을 꼽았다.

윤 장관은 다만 최근 원자력발전소 해킹 사건과 신고리 3호기 건설현장의 근로자 사망 사고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국수력원자력의 조석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조 사장이 사태 수습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고, 한수원을 혁신하려고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며 선을 그었다.

윤 장관은 또 최근 잇따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그물을 뿌려 놨으니 이제 걷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올 상반기 중에 한국이 FTA를 기반으로 동북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10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기대해도 좋을 만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인천) 송도캠퍼스 같은 곳에 (중국) 칭화대 등을 유치하거나 물류 문화센터 교육 의료 등의 분야에 외국인 투자를 적극 끌어들이겠다고 설명했다.

직원들과의 소통도 보다 늘리겠다고 했다. “FTA 활용을 극대화하고, 기업들의 미래성장동력을 찾고, 공기업 개혁 등의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려면 실무 국·과장들과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봅니다. 간부와 직원들이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적극 추진했던 자원외교가 현 정부 들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엔 “자원외교가 이랬다저랬다 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16일 충남 천안의 안전모 제조업체인 KMW를 방문해 “인허가 규제가 융합 신제품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필요하면 산업융합촉진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안전모는 무선통신과 센서 조명 등이 장착됐는데, 무게가 440g 미만이고 모체에 구멍이 없도록 규정한 ‘보호구 의무안전고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