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제2사단 포5대대 장병들이 대대 도서관에서 책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리딩 1250’ 운동에 적극 참여해 해병대에 정기적으로 책을 기증할 예정이다. 박상익 기자
해병 제2사단 포5대대 장병들이 대대 도서관에서 책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리딩 1250’ 운동에 적극 참여해 해병대에 정기적으로 책을 기증할 예정이다. 박상익 기자
“지식이 있어야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고, 병영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책을 읽어야 한다.”(이영주 해병대 사령관)

해병대는 2013년 9월부터 ‘리딩 1250’ 운동을 시작했다. 병사들이 군 복무 동안 한 달에 두 권 이상, 전역할 때까지 50권의 책을 읽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다. 시행 1년여 만에 병영문화를 개선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 강화군에 있는 해병대 제2사단 포5대대를 지난 12일 찾아갔다. 부대 도서관은 병사들의 독서 열기로 뜨거웠지만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대대장 배정훈 중령(해사 48기)은 “중대별로 흩어진 책들을 돌려보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대대 도서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저녁점호 이전 30분을 독서 시간으로 정하고, 책을 읽고 일정량의 독후감을 제출하면 포상휴가를 줬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읽는 분위기가 생겨났고 휴가를 다녀오면서 책을 한 아름 사들고 복귀하는 병사도 늘었다. 포5대대는 작년 하반기 독서율(한 달에 2권 이상 책을 읽는 병사 비율) 84%를 달성, 리딩1250 우수부대로 선정됐다.

박진광 상병(22)은 지금까지 90여권의 책을 읽었다. 박 상병은 “책 속에서 군 생활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과 전역 후 사회생활에서의 노하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책을 돌려보면서 대화를 나누니 휴식 시간을 보다 알차게 보내게 되고 부대의 사고율도 낮아졌다. 박지혁 일병(21)은 “철학자 강신주 씨의 ‘감정수업’을 읽으면서 힘든 훈련 가운데서도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기계공학도였던 이성화 상병(21)은 인문서에 눈을 떴다. 그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좋은 어휘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경기 오산에 있는 공군 작전사령부는 2010년부터 평택지역아동나눔센터에서 매주 2회 교육봉사를 한다. 사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중·고등학생들이 대상이다. 어학병, 명문대 사범대의 주요 과목 전공자, 교사 자격이 있는 병사 14명이 학생들을 지도한다.

어학 특기병 정리오 상병(30)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이병훈 상병(21)은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하던 학생이 공부에 흥미를 붙이고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탁경훈 병장(22)은 “봉사를 신청한 병사 중에 휴가 등으로 빠지는 것에 대비해 예비 병사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사들은 책임감을 기르고 지역사회에서 부대 이미지가 좋아지는 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센터에선 병사들을 더 보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는 후문이다. 김병규 사령부 주임원사(부사후 137기)는 “병사들이 자율적으로 봉사를 진행하면서 부대생활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게 최고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 ‘리딩 1250’운동 도서 기증 문의 : 해병대 정훈공보실 문화홍보담당 (031)8012-5312

1社1병영 참여하려면 1사1병영 운동은 민·군 간 상호 교류를 통해 군의 사기를 높이고 국민의 안보의식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2012년 1월17일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단체 및 협회)과 군부대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문의 swchoi@hankyung.com (02)360-4284


강화=박상익/오산=김대훈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