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로 변한 수도권 규제] "日 40년 수도권 규제, 장기불황 겪고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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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도시계획 석학 이치카와 히로오 모리기념재단 이사
“이제는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시대가 왔다.”
선진국과 신흥국 도시 계획 관련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이치카와 히로오 모리기념재단 이사(市川宏雄·68·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하고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들에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느냐에 따라 해당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치카와 이사는 “도시 규모를 키우고 주변 지역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는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부분 국가의 공통적인 모습”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도시권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 이미 많은 선진국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규모가 크고 국제 교류가 용이한 대도시권은 국내와 해외를 연결하는 가교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치카와 이사는 “규모 자체가 왜 핵심 변수가 되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유는 규모가 커지면 우수 인력이 모이고 기업과 기업 혹은 기업과 투자자 간 네트워크 형성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도 과거에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인구와 기업을 분산하기 위해 대규모 공장과 대학 신설을 제한하고 공업지역을 재배치했다”며 “하지만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이 같은 정책이 비효율적이었다고 판단해 1990년대 이후에는 수도권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수도 도쿄의 글로벌 입지에 대한 경각심도 드러냈다. 이치카와 이사는 “아직은 글로벌 도시 중 경쟁력 있는 상위 도시로 꼽히고 있지만 언제든지 순위는 역전될 수 있다”며 “기존 선진 도시뿐 아니라 인허가 절차를 단순화하고 규모를 빠르게 늘려가는 신흥 도시들이 도쿄를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중국 신흥 도시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수도권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 정치적·문화적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과거 일본이 고수했던 것처럼 수도권 규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을 통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시는 끊임없이 재생시키지 않으면 도태한다”며 “거기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치카와 이사는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에서 도시 계획을 전공하고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땄다. 일본 도쿄 개발 계획, 이라크 바그다드의 수도권 정비 계획, 브라질 아마존 지역 종합 계획, 중국 하이난 섬 종합 개발 계획 사업 등에 참여해 실무자형 학자로 평가받는다. 현재 일본 민간 싱크탱크인 모리기념재단이 발표하는 글로벌 도시경쟁력지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선진국과 신흥국 도시 계획 관련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이치카와 히로오 모리기념재단 이사(市川宏雄·68·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하고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들에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느냐에 따라 해당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치카와 이사는 “도시 규모를 키우고 주변 지역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는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부분 국가의 공통적인 모습”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도시권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 이미 많은 선진국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규모가 크고 국제 교류가 용이한 대도시권은 국내와 해외를 연결하는 가교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치카와 이사는 “규모 자체가 왜 핵심 변수가 되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유는 규모가 커지면 우수 인력이 모이고 기업과 기업 혹은 기업과 투자자 간 네트워크 형성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도 과거에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인구와 기업을 분산하기 위해 대규모 공장과 대학 신설을 제한하고 공업지역을 재배치했다”며 “하지만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이 같은 정책이 비효율적이었다고 판단해 1990년대 이후에는 수도권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수도 도쿄의 글로벌 입지에 대한 경각심도 드러냈다. 이치카와 이사는 “아직은 글로벌 도시 중 경쟁력 있는 상위 도시로 꼽히고 있지만 언제든지 순위는 역전될 수 있다”며 “기존 선진 도시뿐 아니라 인허가 절차를 단순화하고 규모를 빠르게 늘려가는 신흥 도시들이 도쿄를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중국 신흥 도시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수도권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 정치적·문화적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과거 일본이 고수했던 것처럼 수도권 규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을 통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시는 끊임없이 재생시키지 않으면 도태한다”며 “거기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치카와 이사는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에서 도시 계획을 전공하고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땄다. 일본 도쿄 개발 계획, 이라크 바그다드의 수도권 정비 계획, 브라질 아마존 지역 종합 계획, 중국 하이난 섬 종합 개발 계획 사업 등에 참여해 실무자형 학자로 평가받는다. 현재 일본 민간 싱크탱크인 모리기념재단이 발표하는 글로벌 도시경쟁력지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