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취임 "공직경험 살려 재단 반석에 올려놓겠다"
공직생활 43년의 외길을 걸어온 전윤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이 13일 취임했다. 그는 2008년 감사원장으로 공직 생활을 마감한 뒤 지난해 고향인 목포에서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에 이어 광주비엔날레 재단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문화예술 분야는 문외한이어서 이사장직을 고사했었다”는 그는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사장 선임 후 미술관련 서적을 읽는 등 공부를 열심히하고 있다”는 그는 취임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전문분야인 재정과 경제행정의 경험을 살려 스무살 성년이 된 광주비엔날레를 더욱 튼튼한 반석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 일답.

▲비엔날레라는 생소한 분야를 이끌게됐는데 소감은?
“미술이 전문분야가 아니어서 이번 중책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43년 공직생활의 삶과 경험 인맥 등을 살려 광주비엔날레가 한국을 빛내고 예술분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뒤에서 밑에서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우리 경제가 60년대 이후 고속성장했지만 골다공증같은 성장통도 있었다. 이런 문제는 미술분야에서도 비슷할 것이라 본다. 모두가 하부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상황에서 생긴 것이다. 성년이 된 광주비엔날레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현대미술 사조를 잘 수용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런 미술에 대한 미학적 탐구 분석 담론형성과 함게 튼튼한 저변확대 기반을 만들어내는 데 노력할 작정이다.”

▲광주비엔날레가 나가야 할 방향은?
“현대미술이 첨단을 가고 있다. 세계 철학사조와 같이 미술사속에 포함된 철학을 흡수하는 일이 중요하다 또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차별화 특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현대 미술의 새로운 버전을 이해하고 이를 우리 문화로 녹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간과해서 안되는 것은 경제든 예술이든 세계화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날 수 없다는 점이다. 지역예술이 세계화수준에 어깨를 겨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재단 운영에 중점사항은?
“조직의 혁신과 재단의 독립성 확보 두가지다. 독립성은 튼튼한 재정없이 어렵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돼 시행 20년이 됐지만 아직도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미흡한 편이다. 광주비엔날레도 독립재정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광주를 포함한 호남은 옛부터 예향으로 불려왔다. 과거 호남이 먹고 살게 많았기 때문에 예술이 활성화된 것이다. 재정의 독립성이 확보돼야 예술이 꽃필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성년이 됐지만 아직은 척박한 토양에서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또 수익모델사업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메세나 운동 등을 통한 기업의 관심과 애정도 중요하다.혁신과 관련해 현재 혁신위를 중심으로 여러 방안들이 논의중이다. 구체적인 사안은 추후 밝힐 예정이다.”

▲예산지원은 어떻게 이끌어낼 계획인가?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정부지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합리적 예산안을 짜야 한다. 저와 재단 간부들은 정부와 광주시로 가서 열심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다. 취임사에서 밝혔듯 인류는 3가지 혁명을 겪었다. 농업혁명에 이어 18세기 산업혁명, 20세기 인터넷 혁명으로 발전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또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이제는 감성이 중요시되는 스마트웨어시대로 가고 있다. 이제는 하드웨어인 군사력 경제력만 가지고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케이팝과 드라마 한류, 스포츠스타 등은 몇천명의 외교관과 엄청난 국방력보다 한국을 알리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문화컨텐츠 개발하고 문화를 통해 국가와 지역을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이걸 토대로 설득작업에 나설 것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비엔날레 열리면 광주시민만 오는 건 아니다. 전국과 해외에서 관람객이 오고 있다. 21세기에는 관광산업이 기간산업이 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올해 개관된다고 하는데 각종 예술단체들과 힘을 합쳐 볼거리 느낄거리가 있는 공간으로 꾸며볼 작정이다. 여기에 먹거리도 합쳐서 비엔날레가 관광인프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관람객 증대방안과 함께 광주시와 긴밀히 협력해 지역관광화 아이디어를 짜보겠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