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세계 연기금의 헤지펀드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이 세계 대형 연기금 13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6%가 올해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고 한 곳은 16%였으며 나머지는 현재 투자 비중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은 3.6%로 11.4%였던 미국 S&P500지수 상승률에 크게 못 미쳤지만 응답자의 대부분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FT는 “연기금은 여전히 헤지펀드를 채권이나 주식에 비해 낮은 위험을 부담하면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이베스트먼트의 피터 로렐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헤지펀드에 7년 만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왔다”며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한 연기금 비율은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유럽 2위 연기금인 PFZW(네덜란드 의료인연금)는 낮은 수익률을 이유로 지난주 40억유로 규모의 헤지펀드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앞서 작년 9월에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도 헤지펀드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공무원퇴직연금이 헤지펀드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헤지펀드에 높은 수수료를 내느니 수수료 부담이 낮은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초 현재 세계 헤지펀드 운용 규모는 3조달러로, 이 중 1조달러를 연기금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