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통합 서두르는 하나금융 "이번주 금융委에 승인신청서 제출"
하나금융지주가 이르면 15~16일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환은행의) 노사 합의 없이 통합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3월1일로 예정된 하나·외환은행의 합병기일에 두 은행의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나금융은 “조만간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13일 발표했다.

그동안 통합 신청 전에 대화를 통한 노사 합의부터 이끌어 내겠다던 방침에서 전략을 바꿨다. 금융권에서는 15~16일께 하나금융이 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다음주에는 통합 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대화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사측 대표인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이 14일 만나 노사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곧바로 대표단 협상을 시작해 이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노조와 협상은 하되 이와 별도로 통합 인가 신청을 하겠다는 취지다.

하나금융이 통합 승인 신청을 서두르는 것은 노사 합의 없이도 금융 당국으로부터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노사 합의 없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도 처리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진정성 있는 협의를 시작하면 통합 승인 신청을 받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28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은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본인가 신청을 위한 안건을 의결하고 곧바로 본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중 본인가가 승인되면 3월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한다는 방침이다.

변수는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새로운 합의서가 체결되기 전에 일방적으로 합병 예비인가를 신청하거나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이달 안에 협상을 끝내자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반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기한을 못 박아 놓고 예비인가 승인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한다는 방침은 진정성 있는 대화 분위기를 저해한다며 사측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김일규/장창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