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도 족쇄 채우나] 대형마트 이어 아울렛도 出店 제한 추진…"의류산업 붕괴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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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유통발전법' 개정 나서
전통시장 반경 2km 내 대형 유통매장 등록 제한
"도심 아울렛 출점 거의 불가"
"아울렛 의류 80%가 국내상품…규제 땐 의류업체 피해 불보듯"
전통시장 반경 2km 내 대형 유통매장 등록 제한
"도심 아울렛 출점 거의 불가"
"아울렛 의류 80%가 국내상품…규제 땐 의류업체 피해 불보듯"
“그나마 옷이 팔리는 곳이 아울렛인데 출점을 규제하면 의류업체는 매출을 늘릴 방법이 없습니다.”(A의류업체 사장)
“아울렛이 없으면 중소 의류업체는 재고 부담이 커져 이익을 내기 힘들어집니다.”(B의류업체 사장)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아울렛 출점 규제 강화에 대해 유통업계는 물론 의류업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류의 전통적인 판매 경로인 백화점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아울렛 출점까지 제한되면 의류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 2014년 12월16일자 A19면 참조
아울렛 출점 제한구역 확대 추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이번주 중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 검토를 시작할 계획이다. 전문위원실의 법안 검토는 상임위 상정에 앞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 전통시장 또는 전통상점가의 경계로부터 1㎞ 이내로 돼 있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범위를 2㎞ 이내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개정안의 타깃은 아울렛이다. 대형마트에 비해 전통시장과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아울렛 중 상당수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아울렛 등 대형 유통매장이 들어서려 할 때 등록을 제한할 수 있다. 이미 영업 중인 아울렛 면적을 10% 이상 늘릴 때도 제한을 받는다.
유통업계는 이 개정안을 ‘아울렛 출점 금지’와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서울시에만 전통시장이 211곳 있다”며 “서울에 반경 2㎞ 내에 전통시장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아울렛을 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어 도심형 아울렛은 사실상 출점이 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의류산업 기반 흔들 우려”
중소 의류업체들은 아울렛 출점 규제가 강화되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아울렛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렛은 백화점 이월상품을 50% 이상 싸게 판매해 유명 브랜드 상품을 실속 있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연매출 2000억원대의 한 의류업체 사장은 “전체 매출의 30%가 아울렛에서 나오고 있다”며 “백화점보다 아울렛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출점을 규제하면 어디서 장사를 하란 말이냐”고 푸념했다. 그는 “출시 2년째가 된 상품을 아울렛에서 30~40% 싸게 팔지 않으면 재고를 줄이기 힘들다”며 “아울렛 출점이 막히면 중소 업체들의 재고가 늘어 현금 흐름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류업체는 아울렛 규제 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법안 통과 반대 운동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연매출 1000억원대의 한 의류업체 사장은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70~80%는 국내 의류업체들이 생산한 것”이라며 “아울렛 규제가 의류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마이너스 성장 위기”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아울렛 출점 규제가 소비 트렌드 변화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근 아울렛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가격 대비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합리적 소비 경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울렛 출점을 규제하면 소비자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가 1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국내 백화점 매출이 전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아울렛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인천 항동과 경남 진주시,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등 세 곳에 아울렛을 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경기 김포시와 서울 장지동에 아울렛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계열사인 신세계사이먼은 경기 시흥시와 의정부시, 전남 나주시 등에 아울렛 출점을 추진 중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아울렛을 제외한 백화점 매출은 곧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아울렛 출점을 규제하면 유통산업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아울렛이 없으면 중소 의류업체는 재고 부담이 커져 이익을 내기 힘들어집니다.”(B의류업체 사장)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아울렛 출점 규제 강화에 대해 유통업계는 물론 의류업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류의 전통적인 판매 경로인 백화점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아울렛 출점까지 제한되면 의류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 2014년 12월16일자 A19면 참조
아울렛 출점 제한구역 확대 추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이번주 중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 검토를 시작할 계획이다. 전문위원실의 법안 검토는 상임위 상정에 앞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 전통시장 또는 전통상점가의 경계로부터 1㎞ 이내로 돼 있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범위를 2㎞ 이내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개정안의 타깃은 아울렛이다. 대형마트에 비해 전통시장과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아울렛 중 상당수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아울렛 등 대형 유통매장이 들어서려 할 때 등록을 제한할 수 있다. 이미 영업 중인 아울렛 면적을 10% 이상 늘릴 때도 제한을 받는다.
유통업계는 이 개정안을 ‘아울렛 출점 금지’와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서울시에만 전통시장이 211곳 있다”며 “서울에 반경 2㎞ 내에 전통시장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아울렛을 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어 도심형 아울렛은 사실상 출점이 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의류산업 기반 흔들 우려”
중소 의류업체들은 아울렛 출점 규제가 강화되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아울렛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렛은 백화점 이월상품을 50% 이상 싸게 판매해 유명 브랜드 상품을 실속 있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연매출 2000억원대의 한 의류업체 사장은 “전체 매출의 30%가 아울렛에서 나오고 있다”며 “백화점보다 아울렛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출점을 규제하면 어디서 장사를 하란 말이냐”고 푸념했다. 그는 “출시 2년째가 된 상품을 아울렛에서 30~40% 싸게 팔지 않으면 재고를 줄이기 힘들다”며 “아울렛 출점이 막히면 중소 업체들의 재고가 늘어 현금 흐름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류업체는 아울렛 규제 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법안 통과 반대 운동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연매출 1000억원대의 한 의류업체 사장은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70~80%는 국내 의류업체들이 생산한 것”이라며 “아울렛 규제가 의류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마이너스 성장 위기”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아울렛 출점 규제가 소비 트렌드 변화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근 아울렛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가격 대비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합리적 소비 경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울렛 출점을 규제하면 소비자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가 1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국내 백화점 매출이 전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아울렛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인천 항동과 경남 진주시,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등 세 곳에 아울렛을 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경기 김포시와 서울 장지동에 아울렛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계열사인 신세계사이먼은 경기 시흥시와 의정부시, 전남 나주시 등에 아울렛 출점을 추진 중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아울렛을 제외한 백화점 매출은 곧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아울렛 출점을 규제하면 유통산업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