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틈새상품 미아 방지 목걸이, 전체 매출 15% 해외서
여름철 반짝 네일아트용품, 日·호주·필리핀 등서 주문
비성수기 매출공백 메꿔
외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국내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해 비행기에 실어 열흘 안에 배송해 준다. 김씨는 “손주들에게 선물을 주려는 미국 중·장년층이 관심을 보이면서 요즘 해외 매출 비중이 15%까지 늘었다”며 “한국의 뛰어난 손재주를 담았으면서 가격도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워 해외 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직구 창업으로 ‘한계돌파’
국내에선 2000년대 쇼핑몰 창업 열풍이 거세게 불었으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예전과 같은 ‘대박’ 성공 스토리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역직구몰 창업은 국내 중소 인터넷 쇼핑몰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해외 배송 서비스 강화로 역직구몰 운영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 ‘카페24’를 통해 지난해 역직구 사업에 새로 뛰어든 사업자는 1만700명. 이들이 개설한 외국어 쇼핑몰은 2만2800개에 이른다. 한 사업자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의 사이트를 동시에 연 경우가 많고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도 늘어나는 추세다. 카페24는 “외국어 쇼핑몰이 매달 2000개꼴로 늘고 있어 올해 말에는 5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역직구몰의 장점은 전 세계 네티즌이 ‘잠재고객’이 된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해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매출 격차를 크게 줄인 곳도 있다. 2011년 문을 연 ‘스키니네일’은 여성들이 네일숍에 가지 않고 직접 손톱을 꾸밀 수 있도록 하는 네일아트 용품이 주력 상품이다. 이 상품은 ‘노출의 계절’인 여름엔 장사가 잘 되지만, 겨울에는 판매가 뚝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 스키니네일은 영어와 일본어로 된 역직구몰을 만들어 이를 극복했다.
김연희 스키니네일 대표는 “네일아트 문화가 발달한 일본과 싱가포르 필리핀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주문이 들어오면서 비성수기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어 쇼핑몰 1년 새 2만개↑
수요층이 한정된 이른바 ‘마니아 상품’도 역직구를 통해 판로를 넓힐 수 있다. 한 개에 20만원 안팎인 구체관절 인형을 판매하는 ‘에일린돌’은 매출의 90%가 미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 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외 인형 수집광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누린 덕분이다.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이 입는 라이더룩을 전문으로 하는 ‘어글리브로스’도 영어 사이트를 운영한 이후 미국 네티즌 구매가 늘면서 매달 1만달러 이상의 해외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처음부터 아예 외국어 쇼핑몰만 만드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렌즈 전문 쇼핑몰 ‘퀸즈렌즈’는 한글 대신 일본어 쇼핑몰부터 연 데 이어 최근에는 영어권 진출을 위해 영문 사이트도 준비 중이다.
○“역직구 시장 빠르게 성장할 것”
전문가들은 해외 직구 못지 않게 역직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스타일’ 열풍의 주인공인 의류와 화장품이 가장 유망한 품목으로 꼽힌다. 영어 중국어 쇼핑몰을 운영 중인 G마켓이 역직구 인기 품목을 분석한 결과 화장품·향수, 여성·영캐주얼 의류, 가방·패션 잡화, 보디·헤어용품, 유아동 의류 순이었다.
중국의 해외 직구족인 ‘하이타오(海淘)족’의 쇼핑이 급증하는 점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미국의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은 하이타오족의 해외 직구액이 2013년 352억달러(약 39조원)에 달했고 2018년에는 1650억달러(약 18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