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까지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았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적자 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강추위로 전기소비가 늘면서 전력시장은 성수기를 맞았으나 LNG발전소의 절반가량은 개점휴업 상태여서다. 민간 LNG발전소 사업엔 포스코에너지, GS파워, GS EPS, 율촌, SK E&S, 에스파워, 포천복합, 대구그린파워 등 8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LNG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57.1%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5.9%포인트 하락했다. LNG발전소 가동률은 2012년 66%에 달했으나 이후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서도 LNG발전소 가동률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인데도 최근 가동률이 60%대에 머물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LNG발전소 평균 가동률은 62.1%에 그쳤다. 2013년 12월의 74.4%보다 12.3%포인트 낮아졌다.

LNG발전소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전력 공급량이 전력 수요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탓이다. 전력 공급량과 수요량 간 격차인 예비발전설비 용량은 2010년 4.8기가와트(GWh)였으나 지난해엔 15.9GWh에 달했다. 정부가 2023년까지 계획하고 있는 연평균 신설 발전 용량(4.5GWh)보다 네 배가량 많은 것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2011년 전력대란 이후 정부가 무리하게 발전소 건설을 확대한 데다 중장기 수요 예측을 잘못하면서 과잉 건설한 영향이 크다”며 “가동된 지 3년밖에 안 된 LNG발전소도 가동률이 60%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LNG발전소는 석탄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 발전 원가가 낮은 발전소를 먼저 가동한 뒤 모자라는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동이 제한적인 데다 신설 발전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다. LNG발전소만 지난해에만 안동복합발전소 등 13개 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갔고 올해도 동두천복합발전소 등 6개 LNG발전소와 신월성 등 원자력발전소 3기가 가동 예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LNG발전소의 수익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민간발전협회는 포스코에너지, GS EPS 등 민간 LNG발전소의 영업이익률이 2012년까지 10%였으나 지난해 5%가량으로 반토막 났고 올해는 대다수 업체가 적자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식 설비로 발전 단가가 낮은 LNG발전소들도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어 올해는 발전소마다 수백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마지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