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시가총액이 10조엔을 넘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린 덕분이다.

도쿄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리츠 시가총액은 지난 5일 기준 10조5803억엔(약 97조6200억원)으로 1년여 전인 2013년 말(약 7조6144억엔)보다 39% 증가했다. 지난해 6월 8조4700억엔이던 시가총액은 9월 9조엔을 넘은 데 이어 11월 사상 처음으로 10조엔을 돌파하는 등 매달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리츠 시장은 미국으로,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90조엔에 달한다.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된 호주가 부동의 2위를 유지해 왔지만 일본이 1년여 만에 규모가 3조엔가량 불어나면서 호주를 뛰어넘었다.

시가총액이 증가한 것은 리츠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 보유 부동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리츠는 사무용빌딩이나 아파트 중심으로 투자자산을 보유했지만 최근에는 도쿄 디즈니리조트에 인접한 ‘힐튼 도쿄베이’ 호텔을 사들이는가 하면 쇼핑몰이나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도 일본 리츠 시장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실률 하락에 따른 임대료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본은행도 작년 10월 말 추가 양적 완화를 결정하면서 리츠에 대한 연간 보유잔액을 기존의 세 배인 900억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자 목적의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일본은 10%를 차지하는 데 비해 일본의 세계 리츠시장 점유율은 6~7%에 불과해 확대될 여력이 크다”고 보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