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돌파] 크라우드펀딩서 대출까지…핀테크가 '금융의 활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편집국 데스크 CES를 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참가 업체만 3500여개에 이른다. 이 중 10%가 넘는 375개가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다. 작년보다 59% 늘었다.
CES에서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인정받으면 투자은행이나 벤처캐피털에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최근엔 다른 길도 열렸다.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이 그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해 기업을 소개한 뒤 불특정 다수로부터 공개적으로 투자받는 것을 말한다. 특정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받는 것에 비해 펀딩 과정에서 기업을 알리는 홍보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최근 화두로 등장한 핀테크(fintech)의 일종이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해 만든 새로운 금융영역이다. 투자은행이나 벤처캐피털 등 기존 회사들이 버려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핀테크 하면 보통 알리페이나 애플페이 등을 연상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지급결제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송금과 크라우드 펀딩, 신용평가, 자산운용, 예금 및 대출까지 핀테크는 거의 모든 금융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전문가 3000명이 CES를 찾는 까닭은
글로벌 핀테크 흐름에서 주목할 것은 주도 세력이다. 기존 금융회사가 아니다. 애플 알리바바 등 대형 IT 기업이나 렌딩클럽(lending club·개인 간 대출업체) 등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스타트업이 핀테크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돼 핀테크가 금융의 주류로 등장할 경우 금융산업 생태계는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IT 기업이 은행 등을 밀어내고 금융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기존 금융권으로선 자칫하면 주변부로 밀려나거나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핀테크가 중요한 이유다.
비단 기존 금융권만이 아니다. 국내 금융산업 전체로도 핀테크는 중요한 변수다.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현저히 낙후돼 있다. “우간다나 케냐보다 못하다(세계경제포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2013년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8%에 그쳤다. 세계 94개국 가운데 83위다.
순위만이 아니다. 금융의 질이나 기법을 보면 ‘원시적인 수준’ 그 자체다. 촘촘히 짜인 규제는 숨을 못 쉬게 한다. 전통적인 금융 기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걸 용납하지 못 하는 것이 금융당국이다. 그러면서도 다 망해가는 기업에 반강제적으로 돈을 퍼부으라고 한다. 창의력이 솟아날 틈이 없다.
“이런 상황을 뚫고 나갈 돌파구가 바로 핀테크(정유신 서강대 교수)”다. 핀테크로 인해 기존 규제가 무너지면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져 금융산업 전체가 발전할 길을 찾을 수도 있다. 다행히 금융당국도 “법·제도의 보수적 해석과 엄격한 적용으로 핀테크 업체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았을까 반성한다(신제윤 금융위원장)”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규제를 무조건 푸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꽉 막힌 금융산업의 한계를 돌파한다는 점에서 핀테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6일(현지시간) 본격 개막하는 CES를 찾는 사람은 17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이 중 금융전문가도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한다. 불행히도 여기에 포함되는 국내 금융전문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말로만 핀테크지,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이다.
라스베이거스=하영춘 금융부장 hayoung@hankyung.com
CES에서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인정받으면 투자은행이나 벤처캐피털에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최근엔 다른 길도 열렸다.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이 그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해 기업을 소개한 뒤 불특정 다수로부터 공개적으로 투자받는 것을 말한다. 특정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받는 것에 비해 펀딩 과정에서 기업을 알리는 홍보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최근 화두로 등장한 핀테크(fintech)의 일종이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해 만든 새로운 금융영역이다. 투자은행이나 벤처캐피털 등 기존 회사들이 버려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핀테크 하면 보통 알리페이나 애플페이 등을 연상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지급결제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송금과 크라우드 펀딩, 신용평가, 자산운용, 예금 및 대출까지 핀테크는 거의 모든 금융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전문가 3000명이 CES를 찾는 까닭은
글로벌 핀테크 흐름에서 주목할 것은 주도 세력이다. 기존 금융회사가 아니다. 애플 알리바바 등 대형 IT 기업이나 렌딩클럽(lending club·개인 간 대출업체) 등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스타트업이 핀테크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돼 핀테크가 금융의 주류로 등장할 경우 금융산업 생태계는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IT 기업이 은행 등을 밀어내고 금융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기존 금융권으로선 자칫하면 주변부로 밀려나거나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핀테크가 중요한 이유다.
비단 기존 금융권만이 아니다. 국내 금융산업 전체로도 핀테크는 중요한 변수다.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현저히 낙후돼 있다. “우간다나 케냐보다 못하다(세계경제포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2013년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8%에 그쳤다. 세계 94개국 가운데 83위다.
순위만이 아니다. 금융의 질이나 기법을 보면 ‘원시적인 수준’ 그 자체다. 촘촘히 짜인 규제는 숨을 못 쉬게 한다. 전통적인 금융 기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걸 용납하지 못 하는 것이 금융당국이다. 그러면서도 다 망해가는 기업에 반강제적으로 돈을 퍼부으라고 한다. 창의력이 솟아날 틈이 없다.
“이런 상황을 뚫고 나갈 돌파구가 바로 핀테크(정유신 서강대 교수)”다. 핀테크로 인해 기존 규제가 무너지면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져 금융산업 전체가 발전할 길을 찾을 수도 있다. 다행히 금융당국도 “법·제도의 보수적 해석과 엄격한 적용으로 핀테크 업체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았을까 반성한다(신제윤 금융위원장)”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규제를 무조건 푸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꽉 막힌 금융산업의 한계를 돌파한다는 점에서 핀테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6일(현지시간) 본격 개막하는 CES를 찾는 사람은 17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이 중 금융전문가도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한다. 불행히도 여기에 포함되는 국내 금융전문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말로만 핀테크지,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이다.
라스베이거스=하영춘 금융부장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