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은 취약한 OS 문제로 고민해 왔다. 한때는 일본업체들과 협력을 모색했고, 노키아 MS 등과의 연합도 검토했다. 그러다 애플의 등장으로 상황이 다급해지자 삼성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선택했고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1위 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자체 OS를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바다에 이은 타이젠이 그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속절없이 내준 OS 주도권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러던 사이 스마트폰, 웨어러블, 가전기기 등을 연결하는 IoT(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이 타이젠 확산의 선봉장으로 TV를 선택한 건 이런 배경 때문일 것이다.
TV라면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분야다. 계획대로면 올해 3000만대 이상 타이젠 내장 TV가 나올 수 있다. 수년만 지나면 그 수가 1억대를 넘을 것이다. 타이젠을 확산시키기에는 TV만한 무대도 없다. 더구나 구글, 애플이 각각 TV용 OS를 준비하는 마당에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TV가 스마트폰과 더불어 IoT시대에 각종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중추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IoT시대 주도권을 노린 OS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PC시대가 모바일시대로 바뀌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가 무너지듯이 OS도 영원한 강자는 없다. 삼성으로서는 스마트TV를 발판으로 스마트폰 OS를 역으로 치고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타이젠 확산 여부는 삼성이 IoT시대 시장선도자가 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