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15 경제 대전망] '미국式 양적 완화'로 경제 회복 돌파구
올해 유럽 경제는 기로에 설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미국식 양적 완화’ 시행 여부다. ECB가 공격적으로 국채를 매입하느냐에 따라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아니면 회복세를 보일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경제는 지난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제성장률을 1.1~1.3%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0.8%를 웃도는 수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올해 초 최대 1조유로(약 1340조원)에 달하는 미국식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유로화 약세와 저유가도 유럽의 경기 회복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 대비 11% 급락했고, ECB의 경기부양 규모에 따라 올해 5%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유가 약세 역시 유로존 소비자들의 지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을 경우 유럽 경제 전망은 어둡다. 유로존 경제를 이끄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모두 저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지정학적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준치(50)에 미달하는 49.0이다. 지난해 9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1% 줄어 전문가들의 예상치(0.2%)보다 부진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프랑스는 재정적자가 847억유로(지난해 10월 기준)에 달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2015~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는 1.8%에서 0.8%로, 2016년 전망치는 1.7%에서 1.5%로 떨어뜨렸다.

고용시장에는 남유럽 리스크가 여전하다. 그리스 실업률은 25%를 웃돌고 있고, 포르투갈과 스페인 실업률도 각각 13.4%, 24%에 머물러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