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에너지 시장 격변…國富가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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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갈 데까지 가보자"지만 OPEC시대 이미 끝나
美 제조업 부활, 强 달러 등장…팍스아메리카나 열려
세계 경제에 일파만파…국제금융시장도 격랑속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환경산업은 동면기 맞을 것
한국 경제 도움 되겠지만 업종에 따라선 타격 클 수도
美 제조업 부활, 强 달러 등장…팍스아메리카나 열려
세계 경제에 일파만파…국제금융시장도 격랑속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환경산업은 동면기 맞을 것
한국 경제 도움 되겠지만 업종에 따라선 타격 클 수도
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이다. 지난 주말(2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6.15달러까지 떨어졌다. 1주일 만에 10.23% 폭락했다. 지난 6월 대비 38%나 하락했다. 물론 중동 두바이유나 북해산 브렌트유도 비슷한 낙폭이다. 6년 만에 석유 감산여부를 논의하러 모였던 OPEC 12개 회원국의 감산 합의 실패가 낳은 쇼크가 지구촌을 휘몰아친다. 무엇보다 53년간 OPEC을 주도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반대했다는 것은 충격이다. 사우디는 OPEC 붕괴라는 주위의 공포스런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석유 감산 반대 카드에 도박을 걸었다. 미국 셰일오일을 상대로 하는 한판 힘겨루기다.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중소기업인 만큼 채산성이 악화되면 먼저 백기투항할 것이라는 게 사우디아라비아의 계산이다. 이미 유가 30달러 시대를 예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이 가격결정권 쥔다
21세기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의 일대 변화다. 셰일혁명은 세계 에너지 판도를 뒤집고 있다. 미국은 하루 평균 92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사들이는 원유수입은 절반으로 줄었고 한국 일본 등에 수출까지 하는 상황이다. 지금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한다면 미국은 세계 최고의 생산국이 된다. 에너지시장의 가격 결정권은 이제 미국으로 넘어갈 태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OPEC이 더 이상 시장 조정의 짐을 지지 않고 미국에 책임을 지우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셰일기업들은 당장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은 알려져 있지 않다.
셰일오일은 기술 혁신으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채굴 비용은 3년간 20%나 싸졌다.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 이런 혁신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천연가스가 석유소비를 대체하고 있는 것도 관찰 포인트다.
이란이나 리비아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은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해 석유를 증산할 공산이 더욱 크다. 출혈수출이 불가피하다. 이는 또 에너지 수출국의 경제를 여지없이 파괴하게 된다. 에너지 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장 러시아나 베네수엘라는 국가 비상사태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의 월급을 깎겠다며 긴축재정을 호소하고 있고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연일 급락세다. 1년 사이에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반토막났다. 금리를 올려 외자 탈출을 막아야 하는 준(準)금융위기 상황이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은 달러 공급에도 큰 영향을 준다. 슈퍼달러 시대가 예상된다.
루블화 가치 하락, 러시아 위기 상황
중동국 가운데서는 이제 원유생산단가가 나라 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일본은 더욱 미국에 꼬리를 흔들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공모함 10여척은 미국으로 복귀하거나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다. 지정학적 중요성도 재평가된다.
유가하락은 필시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다른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 석탄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천연가스 가격도 하락세다. 항공이나 해운 등 운수업종은 호재를 만났지만 정유산업에는 크나큰 악재다. 엑슨모빌이나 셰브론 셸 등 주요 정유 메이저들의 주가는 4일새 10%나 떨어졌다. 대륙붕개발이나 해양 석유시추 산업도 치명적이다. 한국 기업들도 충격을 받고 있다. 이미 상처가 났고 피를 흘리고 있다.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미칠 충격은 정치적으로 큰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환경주의의 한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자원고갈론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유럽·日 등에선 디플레 심화 우려도
유가 급락이 디플레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장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 석유관련 산업에서 원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 증시에선 일본은행이 디플레 심화를 우려해 추가 양적 완화를 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관련주가 오르는 기현상도 빚어졌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10% 하락하면 국내 총생산과 총소득이 각각 0.27%, 0.41%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 찬차만별일 것이다. 정유산업에는 고통이, 화학산업에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으로서는 셰일오일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지구적 판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때다. 국부의 재편과정이 시작됐다.
미국이 가격결정권 쥔다
21세기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의 일대 변화다. 셰일혁명은 세계 에너지 판도를 뒤집고 있다. 미국은 하루 평균 92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사들이는 원유수입은 절반으로 줄었고 한국 일본 등에 수출까지 하는 상황이다. 지금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한다면 미국은 세계 최고의 생산국이 된다. 에너지시장의 가격 결정권은 이제 미국으로 넘어갈 태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OPEC이 더 이상 시장 조정의 짐을 지지 않고 미국에 책임을 지우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셰일기업들은 당장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은 알려져 있지 않다.
셰일오일은 기술 혁신으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채굴 비용은 3년간 20%나 싸졌다.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 이런 혁신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천연가스가 석유소비를 대체하고 있는 것도 관찰 포인트다.
이란이나 리비아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은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해 석유를 증산할 공산이 더욱 크다. 출혈수출이 불가피하다. 이는 또 에너지 수출국의 경제를 여지없이 파괴하게 된다. 에너지 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장 러시아나 베네수엘라는 국가 비상사태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의 월급을 깎겠다며 긴축재정을 호소하고 있고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연일 급락세다. 1년 사이에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반토막났다. 금리를 올려 외자 탈출을 막아야 하는 준(準)금융위기 상황이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은 달러 공급에도 큰 영향을 준다. 슈퍼달러 시대가 예상된다.
루블화 가치 하락, 러시아 위기 상황
중동국 가운데서는 이제 원유생산단가가 나라 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일본은 더욱 미국에 꼬리를 흔들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공모함 10여척은 미국으로 복귀하거나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다. 지정학적 중요성도 재평가된다.
유가하락은 필시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다른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 석탄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천연가스 가격도 하락세다. 항공이나 해운 등 운수업종은 호재를 만났지만 정유산업에는 크나큰 악재다. 엑슨모빌이나 셰브론 셸 등 주요 정유 메이저들의 주가는 4일새 10%나 떨어졌다. 대륙붕개발이나 해양 석유시추 산업도 치명적이다. 한국 기업들도 충격을 받고 있다. 이미 상처가 났고 피를 흘리고 있다.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미칠 충격은 정치적으로 큰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환경주의의 한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자원고갈론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유럽·日 등에선 디플레 심화 우려도
유가 급락이 디플레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장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 석유관련 산업에서 원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 증시에선 일본은행이 디플레 심화를 우려해 추가 양적 완화를 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관련주가 오르는 기현상도 빚어졌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10% 하락하면 국내 총생산과 총소득이 각각 0.27%, 0.41%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 찬차만별일 것이다. 정유산업에는 고통이, 화학산업에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으로서는 셰일오일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지구적 판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때다. 국부의 재편과정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