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전날 2007년 이후 7년여만에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주 165만주, 우선주 25만주를 내년 2월26일까지 장내에서 매수할 계획이다. 취득 예정금액은 2조1933억원에 달한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기주식 취득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며 "2000년 이후 자기주식 취득 발표에서 2000년을 제외하고 모든 해에 발표 다음달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14%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책 기대감으로 연일 상승했던 증권주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방안'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우정사업본부 거래세 인하 등 세금 관련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거래세 인하, 자기주식 매입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배당주펀드 세제 혜택 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단기적으로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정사업본부의 주식투자 한도 상향, 중소형 연기금 투자풀 조성 등은 주식 시장의 장기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또 기관투자자의 의사결정 참여 준칙인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은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을 자극할 것이란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 정부가 증권업과 증권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단기 속성적 부양'보다는 '장기적인 수급 기반 확충과 구조개선'에 맞춰져 있음을 드러냈다"며 "주주환원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여러 곳에서 표현됐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고 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