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폐 환자 등 100여명이 입원 중인 병원의 병실 출입문과 바닥 등에 불을 지른 30대 남성에게 항소심 법원도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심준보 부장판사)는 병원 입원실 입구에 불을 지른 혐의(현존건조물 방화)로 기소된 김모씨(33)와 검사가 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수 직원과 환자가 있는 병원에 불을 놓아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등 죄질과 범죄정황이 모두 무겁다"며 "시너와 화염병 등을 준비한 점으로 볼 때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수한 점, 다행히 불이 곧바로 진화돼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울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5월 19일 오전 3시39분께 영월군 영월읍 모 병원 2층 입원실 출입문과 바닥 등에 시너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74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전 부인 A씨(32)가 자신의 친한 후배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앙심을 품고 음료수 병으로 화염병 1개를 만들어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은 병원 간호사에 의해 곧바로 진화됐으나 입원 환자 130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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