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일본 엔화 약세 여파로 1년3개월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기술적으로 설명되지 않을만큼 과열돼 있다며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0원(0.80%) 오른 111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8.7원 오른 1115.00원으로 출발해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작년 8월 28일(고가 1119.80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은 미국 증시가 하락하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엔대를 돌파해 7년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는 조기 총선에 따른 정치적인 불안과 일본은행(BOJ)의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 등으로 달러화 및 유로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과 동조화돼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에 동조화되는 원·달러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원·달러 환율이 기술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만큼 과열된 측면이 있어 일부 조정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기술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은 1113.30원 정도인데 현재는 예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며 "이같은 과열이 조정없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니케이지수가 다소 조정을 보이고 있어 엔·달러 환율도 조정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 역시 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