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이 만든 스파이스 2000.
라파엘이 만든 스파이스 2000.
이스라엘은 60여개국에 고부가가치 방위산업 제품을 수출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 규모는 74억달러였다. 세계 7위로 추정된다. 방산 수출은 전체(645억달러)의 11.5%를 차지했다.

반면 세계 7위 수출대국인 한국의 지난해 방산 수출 규모(통관기준)는 13억80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무기 도입 4위국인데도 방산 수출은 16위에 그쳤다.

○레이더·유도무기 개발에 집중

건국 이후 전쟁에 시달려온 이스라엘의 방산 정책은 당장 쓸 수 있으면서 가장 효율적인 무기의 개발과 운용, 획득에 방점을 두고 있다. 네이단 바칸 국방부 방산수출국(SIBAT) 태평양지역 담당은 “지난해 이스라엘 방산기업의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평균 80%에 달한 것은 수출을 전제로 무기를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군이 국가 방어를 위해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레이더, 유도무기 등을 해외 방산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개발했다. 정부 관계자는 “필요한 무기를 다른 나라에서 개발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싸질 때까지 기다린다”며 “우리는 미사일방어, 인공위성, 무인항공기 등 3개 무기체계사업을 집중 관리한다”고 말했다.

○KAI 군용기에 첨단부품 공급

향후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관심을 두다 보니 ‘빅3’의 사업영역도 정보기술 및 광학, 무인기, 미사일, 인공위성 등에서 겹친다. 17만여명 수준인 정규군의 구매가 적다 보니 성능이 가장 좋으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수출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 제품을 내놓았을 때 세계 3위 이내의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개발을 아예 포기할 정도다.

전자 및 전기광학기술이 뛰어난 엘빗시스템스(Elbit Systems)는 한국형 헬기(KHP)에 항공전자장비 체계 통합 및 임무컴퓨터 소프트웨어(SW)를 개발, 공급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11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FA-50에도 레이더경보장치/전자방어체계(RWR/CMDS)가 장착됐다.

로넨 아브론 국제마케팅부 수석부장은 “기업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신무기를 개발하면 군은 즉시 도입, 운용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은 무인항공기, 비즈니스 제트기, 미사일, 레이더, 인공위성 등을 수출한다. IAI는 2009년 KAI에 TA-50을 위한 레이더 22대를 4500만달러에 팔았다.

라파엘(Rafel)은 미사일방어시스템과 네트워크중심전(NCW) 장비, 화력 및 방호무기 등을 생산한다. 라파엘은 1948년 국방부 내 국가연구개발방위연구소로 설립된 뒤 2002년 국영기업으로 전환됐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팀장은 “엘빗시스템스가 연간 매출의 약 10%를 연구개발에 쓸 정도로 방산기업마다 신무기 양산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1980년대부터 기업 중심의 방산 발전 정책을 추진해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텔아비브=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