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화력에 펄펄 끓은 A주 찾아보니…증권주 '쏠림현상'
'후강퉁(水+扈港通)' 시행 이후 가장 많은 거래대금이 쏠린 중국 본토 A주는 증권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가 허용되면서 증권주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후강퉁 제도가 본격 시행된 이후 18일까지 이틀간 가장 많은 거래대금이 몰린 종목은 중신증권이다. 최근 이틀간 중신증권 거래대금은 중국 내부 투자자금과 해외 투자자금을 합쳐 총 108억1300만위안(한화 약 1조9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중국평안보험(68억3500만위안), 흥업증권(55억9800만위안), 해통증권(54억2300만위안), 대진철도(53억2300만위안) 순이다.

거래대금 상위 5개 종목 중 증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4%를 넘는다.

후강퉁은 홍콩에서 중국 본토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후구퉁(扈股通)'과 중국 본토에서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강구퉁(港股通)'으로 나뉜다. 강구퉁 시행으로 홍콩 증시에 대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질 것이란 기대가 증권주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신증권은 이번 시장 개방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 증권사는 중국 증권 브로커리지, 채권 발행, 신용·대주거래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 중국 내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투자도 1위를 기록했다. QFII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A주를 매매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외국투자기관을 말한다.

같은 기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매화생물로 이틀 연속 상한가(10%) 행진을 이어갔다.

이 회사는 아미노산, 식품 및 사료 첨가물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업체다. 시가총액 규모는 한화로 5조원 수준이다.

다음으로 천진항(14.50%), 주해화발실업(14.24%), 하문국제무역(14.00%), 동풍전자테크놀로지(13.31%) 등의 주가 상승폭이 컸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종목들은 내국인들에 의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후강통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가 많이 산 종목은 대진철도, 상해자동차, 귀주마오타이, 평안보험 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선 A주 투자 시 거래대금이나 주가 상승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위험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강퉁 이슈로 인한 상승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기업들의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순매수 누적금액 한도는 3000억위안으로 비중이 아닌 금액으로 지정됐다"며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비중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진 기업의 이익 증대로 상승하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중국 정책에 대한 공부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