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자립 의지 북돋아, 통일 주역으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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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정옥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탈북민은 北 변화·소통의 연결고리
물질적 지원보다 자립·자활 유도
탈북여성 '着韓 엄마센터' 성과
탈북민은 北 변화·소통의 연결고리
물질적 지원보다 자립·자활 유도
탈북여성 '着韓 엄마센터' 성과
“탈북민이 과거 북한에서 온 사람으로 남느냐, 미래 통일의 주역이 되느냐는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정옥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1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연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재단은 탈북자를 구제하고 정착을 돕는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정 이사장은 “국내에 들어온 2만7000여명의 탈북민은 우리가 통일을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귀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 보내는 송금액이 장마당의 촉발제가 된 것처럼 이들이 북한을 변화시키고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용기 있는 시도를 많이 했다”고 자평했다. 탈북민 지원 정책을 물질이 아닌 자립과 자활에 맞춘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부 탈북자 단체에 혜택을 주던 제도를 개선하려다보니 수혜자들의 반발이 많았다”며 “그러나 정치적 목적의 이벤트성 지원 정책은 위선이고 통일에 대한 환상만 심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 이사장은 “탈북민이 북한 독재 정권의 피해자이자 구제해야 하는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탈북민을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그들에게 삶의 의지를 북돋워주는 데는 소홀했다”며 “탈북자들이 통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려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이달 강서구 가양동에 탈북 여성을 위한 ‘착한(着韓) 엄마센터’를 열었다. 북한이탈주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이 문화적 차이와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보육, 직업훈련교육, 일자리 알선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탈북 대학생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인 ‘메르켈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정 이사장은 “탈북자에게 지원하는 생활용품 박스에 재단 직원들이 일일이 손편지를 써서 넣어주고 있다”며 “직원들도 사명감을 갖게 되고 탈북자들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내년 목표로 “탈북자들이 노력한 만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보다 지원금을 쫓아다니는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취업하기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남아 있는 탈북민이 돈을 더 많이 받는 경우가 있다”며 “역차별을 해소하고 노력하는 탈북민에게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정옥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1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연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재단은 탈북자를 구제하고 정착을 돕는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정 이사장은 “국내에 들어온 2만7000여명의 탈북민은 우리가 통일을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귀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 보내는 송금액이 장마당의 촉발제가 된 것처럼 이들이 북한을 변화시키고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용기 있는 시도를 많이 했다”고 자평했다. 탈북민 지원 정책을 물질이 아닌 자립과 자활에 맞춘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부 탈북자 단체에 혜택을 주던 제도를 개선하려다보니 수혜자들의 반발이 많았다”며 “그러나 정치적 목적의 이벤트성 지원 정책은 위선이고 통일에 대한 환상만 심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 이사장은 “탈북민이 북한 독재 정권의 피해자이자 구제해야 하는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탈북민을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그들에게 삶의 의지를 북돋워주는 데는 소홀했다”며 “탈북자들이 통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려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이달 강서구 가양동에 탈북 여성을 위한 ‘착한(着韓) 엄마센터’를 열었다. 북한이탈주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이 문화적 차이와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보육, 직업훈련교육, 일자리 알선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탈북 대학생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인 ‘메르켈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정 이사장은 “탈북자에게 지원하는 생활용품 박스에 재단 직원들이 일일이 손편지를 써서 넣어주고 있다”며 “직원들도 사명감을 갖게 되고 탈북자들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내년 목표로 “탈북자들이 노력한 만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보다 지원금을 쫓아다니는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취업하기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남아 있는 탈북민이 돈을 더 많이 받는 경우가 있다”며 “역차별을 해소하고 노력하는 탈북민에게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