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연간 300억 지원비도 내년부터 50% 줄이기로
실습강의동 증축 못해 '0교시' 수업…떠돌이 신세
인천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시립대에서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한 뒤 국비(대학 운영비)를 한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매년 500억~600억원을 주던 인천시가 지원을 줄이면서 인천대는 연간 부족한 재원 200억~30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충당하고 있다.
◆학생들 “조속 지원해달라” 시위
인천대 관계자는 “인천시가 지원하는 연간 300억원도 한 번에 지급하지 않고 매달 푼돈 주듯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2017년까지 매년 300억원씩 지원하기로 약속한 인천시가 내년부터 절반으로 줄인다는 방침을 정해 재정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대는 국립대 전환 후 교육 및 연구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 경쟁력이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시로 인천시청에 몰려가 조속한 국비 지원과 인천시가 약속한 강의동 증축비 지급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성을 인천대 총장도 지난 5일 유정복 인천시장을 찾아가 국비 지원에 공동 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비 지원 양해각서가 발목
중앙정부(기획재정부)는 인천대가 국립대로 전환할 때 인천시와 교육부가 체결한 양해각서를 근거로 국비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시 인천시와 인천대가 국립대 전환을 요구해오자 인천시가 한시적으로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인천시와 교육부는 2006년 4월 ‘국립대 전환 후 5년간 인천시가 매년 운영비로 300억원씩 지원하고, 2018년부터 국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인천대 측은 “당시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 지원만으로는 정상적인 대학 운영과 교육·연구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연간 약 600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연구 환경 악순환
인천대는 재정난으로 실습기자재 교체 및 신규 구입을 못하고 있다. 내년 실습기자재 구입 비용도 당초 5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줄었다. 게다가 2010년 3월 인천전문대를 통합해 재학생이 1000명 이상 늘어나면서 실습실과 강의실도 부족해 ‘0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 인천대는 부족한 실습강의동 해결을 위해 올초 3개동을 착공했지만 인천시에서 전체 증축비 344억원 중 100억원만 지급해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대 측은 “시비와 국비 지원이 없으면 내년도 학교 경영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