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제작된 스위스 파텍필립 수제 황금 회중시계가 경매에서 2천398만달러(약 263억2000만 원)에 낙찰됐다.

11일(현지시간) AFP, AP,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콤플리케이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회중시계가 세계 시계 경매 최고가격을 15년 만에 갈아치웠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기존 최고가격 역시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콤플리케이션'이었다. 이 시계는 지난 1999년 소더비 경매에서 1100만달러(약 121억원)에 팔리며 경매 최고가격을 기록했다.

1925년 미국 뉴욕의 금융 부호 헨리 그레이브스가 주문, 5년 동안의 제작 기간을 거쳐 1933년 완성된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콤플리케이션' 회중시계는 920여개의 부품을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조립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이기도 하다.

24가지 기능을 지닌 이 시계는 15분마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차임벨 소리를 내는가 하면 저녁 시간이면 뉴욕 맨해튼의 야경을 보여준다.

무게가 0.5㎏에 이르기 때문에 뉴욕의 유명 보석상 티파니가 특별히 제작한 주머니가 딸려 있었다.

소더비 시계 부문 대표 팀 번은 "이 시계는 20세기의 상징이며 시계 제작 기술을 한껏 끌어올린 명품"이라면서 "최고 가격 경신으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랐다"고 말했다.

소더비는 애초 이 시계의 낙찰가를 1500만달러(약 164억원)로 예상했으나 두 명의 입찰자가 경쟁적으로 호가를 올리면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시계 산업 전문가 한 명은 AFP와 인터뷰에서 "이런 시계는 그냥 시간을 보려는 게 아니라 권력과 재산을 과시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시계를 낙찰받은 인물은 소더비의 경쟁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시계 부문을 이끌다 지난해 독립한 오렐 박스다. 하지만 신원을 감추고 그를 앞세운 실제 구매자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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