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한 ‘기술평가 세미나’가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상
봉 한성대 교수,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현승윤 한경 중소기업부장, 배종태 KAIST 교수, 이형주 금융위 산업금융과장, 강훈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이제훈 파버나인 대표, 이상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이전팀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한 ‘기술평가 세미나’가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상 봉 한성대 교수,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현승윤 한경 중소기업부장, 배종태 KAIST 교수, 이형주 금융위 산업금융과장, 강훈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이제훈 파버나인 대표, 이상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이전팀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시작한 ‘기술신용 대출’이 4개월 만에 6000건, 금액으로는 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기술평가를 토대로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기술신용 대출을 올해 정착시키고 내년에는 기술가치평가펀드(3000억원 이상)와 지식재산 관련 펀드(2000억원 이상)를 조성해 기술금융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기술금융은 담보가 없거나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직접 돈을 빌리기가 어려운 중소기업이 기술보증기금 등 기술신용평가기관(TCB)으로부터 기술과 신용도 평가를 받은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기술신용대출 신청 ‘봇물’

이형주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은 10일 기보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기술평가 세미나’에서 “올해 기술신용 대출 건수는 7500건에서 8500건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건당 대출액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7억원가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기술신용 대출이 2만건, 2016년에는 4만건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 과정에서 은행의 평가 수수료 부담도 완화 될것" 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출이 늘어나 은행과 기업이 부담하는 기술평가료가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은행이 기보 등 기술평가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건당 200만원 수준이었으나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100만원 정도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기술신용평가 수수료가 지금도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수료를 100만원으로 가정하고 7억원을 대출받으면 대출 원금의 0.14%를 수수료로 부담하는 셈”이라며 “정부가 정책금융공사 등을 동원해 수수료 일부를 보전해 주는 형태로 은행과 기업의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공급·수요 맞춰야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기업들의 수요를 초기 연구과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석중 기보 팀장은 “국가 연구개발(R&D) 성과를 기업들이 사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기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특허정보원 등 기술 관련 23개 기관의 기술 데이터를 기업들에 제공하고 기술금융을 지원하는 ‘테크 브리지’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보는 현재 기술 정보를 검색해 국책 연구원 등이 갖고 있는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사업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서비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ETRI 기술이전팀장은 “온라인 광고사업을 하는 한 국내 중소기업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한 맞춤 광고시장에 진입하기를 희망해 ETRI가 개발한 소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해주고 인력도 파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기업은 ETRI 지원을 받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ETRI는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정보기술(IT), 바이오 관련 기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개발한 R&D 성과물을 조기에 상품화하기 위해 R&D 과제 종료 후에 추가로 R&D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ETRI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기업이 별도로 부담하는 비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어 성공적인 R&D 사업화 모델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