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불고 있는 ‘K뷰티’와 ‘K패션’ 열풍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관세 철폐로 국내 화장품 및 패션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향후 검사결과 인정 등에 대한 양국 논의에 따라 통관 기간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 화장품 업계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한류'에 힘입어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 들어선 지난 8월까지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이 2억9063만달러(약 3180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70% 가까이 늘었다.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이른다.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55%를 웃돈다. 화장품은 무역수지 만성 적자 품목이었으나 중화권으로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수입할 때 적용하는 관세율은 6.5~10% 수준이다. 관세가 사라지면 가격 경쟁력에 보탬이 된다. 화장품 업계는 관세 철폐는 물론 무역 활성화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서 중·고가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관세율 인하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를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면서도 “교역이 활성화되는 등의 장기적 차원에선 분명 긍정적 계기”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에서 발행한 검사성적서와 위생증명서를 인정하면 통관이 빨라져 계절이나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의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성복 유아동복 등 패션 업종도 FTA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원재료 비용이 줄어들고, 한국에서 만든 의류를 팔 때 관세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 수출되는 의류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12~17%다.

특히 아가방앤컴퍼니 등 유아동복 업체들은 FTA 효과에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 완화라는 ‘겹호재’를 맞아 수혜가 예상된다. 패션그룹형지, 세정그룹 등 중견 업체들은 한·중 FTA 발효를 계기로 중국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