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 대기업 최저한세율(기업이 각종 비과세 감면 등과 관계없이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 비율) 인상 등 이른바 ‘부자증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이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율을 올린다고 해서 세금을 더 걷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국세청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 세율(과세표준 200억원 초과)이 2008년 25%에서 2012년 22%로 낮아졌지만 전체 법인세에서 상위 1%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2008년 귀속 법인세 기준으로 85.1%였던 상위 1% 기업의 법인세 비중은 2009년 85.9%로 높아졌고 2011년 86.1%, 2012년 86%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대기업에 소득이 집중되면서 기업집단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혜택이 줄어들고 실질 부담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 때 대기업에 소득이 집중됐다기보다 대기업에 세금 부담이 집중됐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감세’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법인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최저한세율이 최근 5년 동안 14%에서 16%, 17%로 단계적으로 인상되면서 대기업의 세금 부담은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11조원가량 늘어났다는 게 기재부의 분석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세 부담은 같은 기간 총 11조9000억원 줄었다. 대기업과 달리 비과세·감면 혜택이 크게 축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