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HSBC챔피언스(총상금 850만달러·우승상금 140만달러)가 열리고 있는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GC(파72·7266야드) 16번홀은 파4홀인데도 288야드에 불과하다.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95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드라이버를 잡으면 대부분 그린을 넘어간다는 얘기다. 3번 페어웨이우드로 쳐도 ‘1온’이 가능하다.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GC 16번홀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GC 16번홀
○막판 극적인 승부 유도

최근 프로골프투어에서는 ‘1온’이 가능한 파4홀을 만들어 극적인 승부를 유도하는 추세다. 300야드 안팎으로 세팅해 한 번에 올릴 경우 이글도 가능해진다. 이번 대회도 16번홀에 짧은 파4홀을 조성해 막판 역전을 노리는 선수에게 승부를 걸 수 있도록 했다.

2011년 프라이스닷컴에서는 284야드짜리 파4홀을 만들었는데 당시 브라이니 베어드(미국)가 마지막날 ‘1온’에 성공해 이글을 낚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도 285야드짜리 파4홀이 있다. 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는 214야드짜리 파4홀을 운영한 적도 있다.

○욕심내다 망가질 수도 있어

첫날 16번홀에서는 예상과 달리 이글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출전 선수의 47%가 버디를 잡았을 뿐이다. 홀 평균 스코어는 3.657타로 18개홀 가운데 가장 쉬운 ‘서비스홀’이었지만 45%의 선수들이 파에 그쳤고 보기, 더블 보기도 나왔다.

이 홀은 바로 그린을 향해 샷을 하거나 3, 4번 롱아이언으로 왼쪽 페어웨이를 향해 레이업한 뒤 두 번째 어프로치샷으로 그린을 노리는 두 가지 공략법이 있다. 그린은 매우 작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린이 경사져 있어 ‘1온’을 노리다 왼쪽으로 당기면 어프로치샷이 까다로워진다. 왼쪽에 벙커도 도사리고 있어 ‘2온’을 택해 돌아가는 것이 코스 공략의 최선책이다.

○파4홀 ‘앨버트로스 홀인원’ 나올까

파4홀에서 한 번에 집어넣은 것은 앨버트로스에 해당한다. 파4홀에서 앨버트로스는 미 PGA투어에서도 지금까지 딱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2001년 피닉스오픈이 열린 TPC스코츠데일 17번홀(파4·332야드)에서 앤드루 매기(미국)가 유일하게 기록했다. 당시 상황도 매우 특이했다. 매기가 티샷한 볼이 그린에서 퍼팅 준비를 하던 톰 바이럼(미국)의 퍼터를 맞고 홀로 사라졌던 것.

PGA 2부투어에서는 지금까지 세 차례 파4홀 홀인원이 있었다. 2003년 칩 벡(미국)이 오마하클래식 1라운드 9번홀(315야드)에서 처음 경험했다. 2009년 마이클힐뉴질랜드오픈 4라운드 15번홀(347야드)에선 리처드 존슨(미국)이 두 번째 기록을 냈고, 인도 출신의 라힐 강지는 2011년 밀란클래식 4라운드 15번홀(316야드)에서 대기록을 맛봤다.

아시안투어에서는 지난 8월 사푸라켄카나내셔널 예선 토너먼트에서 모흐드 나즈리자인(말레이시아)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골프&CC 16번홀(파4·289야드)에서 홀인원을 잡았다.

한편 그레임 맥도웰(영국)은 이틀 연속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2위 이언 풀터(영국)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다. 케빈 나(31)는 4타를 줄여 합계 5언더파 공동 5위로 뛰어올랐다. 김형성(34·현대자동차)은 2오버파를 쳐 합계 이븐파 공동 27위로 밀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