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매출 순위 1000대 기업에 포함되는 부산기업 수가 2008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조성제)가 발표한 ‘2013년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소재 기업은 38개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전체 순위는 크게 하락했다.

2008년 부산지역의 1000대 기업이 55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감소세가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1000대 기업에 든 부산기업의 전체 매출도 27조9111억원으로 전국비중이 1.3%에 그쳤다.

새로 1000대 기업에 진입한 곳은 이스트건설, 동아지질, 복산나이스팜,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 등 4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스트건설은 범일동 동일타워, 동일스위트의 분양에 힘입어 첫 진입했다. 동아지질은 국내 전철, 터널 등의 토목공사 수주 호조와 싱가포르 지하터널 공사 등으로 매출이 늘어나 재진입에 성공했다.

의약품 도매업체인 복산나이스팜은 오프라인 판매 증가와 함께 의약품 전자상거래 시장(팜스넷, 더샵) 진출을 통한 판매 채널 다변화로 매출이 크게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1000대 기업 반열에 들어섰다. 노르웨이 외국투자 기업인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은 선박 자동화 시스템 개발, 판매, 설치 관련 서비스업체로 상선 중심에서 최근 드릴십과 시추선 등 고부가 해양플랜트 비중을 높인 데다 공급하고 있는 자동화 시스템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경동건설, 윈스틸, 고려용접봉, 현진소재 등 4곳은 매출 부진으로 1000대 기업에서 밀려났다.

전국 매출 순위 100위 내에 진입한 기업은 2년째 단 한 곳도 없었다. 300위 내에 포진한 기업도 르노삼성자동차(117위), 부산은행(143위), 한진중공업(186위), 우리아비바생명보험(254위), 서원유통(259위), 부산도시가스(281위) 등 6개 업체에 불과했다.

지역 매출 1위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가 2012년 104위에서 117위로 13단계 하락했다. 부산은행은 136위에서 143위, 한진중공업은 178위에서 186위,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은 243위에서 254위를 기록했다.

매출 상승이 가장 컸던 기업은 이스트건설, 동일로 전년 대비 81.7% 26.3% 각각 증가했다. 이 두 기업은 관계회사로서 분양실적 호조가 매출실적을 뒷받침했다. 전국 매출 순위가 가장 크게 오른 기업은 동일(641위→534위), 대선조선(828위→737위), 하이투자증권(649위→576위) 등이었다. 대선조선은 어려운 조선경기 속에서도 수리 조선에 대한 수요 확대와 적극적인 해외마케팅으로 러시아 선박 수주를 늘리면서 전국 순위가 상승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지역 기업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기업은 부산은행(3182억원)이다. 다음으로 성우하이텍(968억원), 동일(85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진순업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차장은 “이 같은 현상은 조선조선기자재, 철강, 신발 등 부산지역 주력 업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동 업종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지역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