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소재 기업 휴켐스가 국내 탄소배출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켐스는 거래중개기관인 에코아이와 내년부터 3년간 150만t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년 50만t씩 판매될 예정이며, 거래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t당 거래가격이 6000원 미만인 경우 거래가격은 6000원, 2만원을 초과하면 2만원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휴켐스는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국내 탄소배출권거래제의 최대 수혜주로 증권가의 주목을 받아왔다.

탄소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면 정부는 기업체들에게 탄소배출권을 할당하고, 각 기업들은 거래소에서 남는 배출권을 판매하거나 구매하게 된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휴켐스는 국내 기업 중 탄소배출권을 대규모로 보유한 거의 유일한 회사"라며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의 최대 수혜주"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질산공장에서 아산화질소(N2O) 감축을 통해 매년 150만t 내외의 탄소배출권 판매 권한을 유엔(UN)으로부터 획득했다. 그동안 유럽을 대상으로 판매하던 탄소배출권을 내년부터는 국내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최근 2년간 판매되지 않고 있는 물량들이 더해지면서 이익 기여도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휴켐스는 현재 2012년 감축 분까지만 탄소배출권 판매를 마친 상태다. 지난해부터는 배출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200만t 규모의 감축 분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이 연구원은 "정부의 예상 거래 가격인 t당 1만원을 기준으로 거래 가능한 모든 물량이 판매될 경우, 내년 예상 수익은 300억원 이상에 달한다"며 "이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60%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이번 판매 계약을 탄소배출권이 휴켐스의 새 수익원으로 떠오르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만으로 3년동안 안정적인 추가 이익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이동욱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체결로 향후 안정적인 온실가스 배출권 판매가 가능해졌다"며 "3년 동안 연간 최대 69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휴켐스 관계자는 "이번 판매 물량을 제외하고도 남은 물량이 많아 향후 꾸준히 탄소배출권 거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