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저가 패키지 여행' 쇼핑 대책은…伊·佛처럼 쇼핑에 매력을 담아라
“여행객을 많이 모으기 위해 본사에서 저가로 상품을 팔기 때문에 지상비(현지 경비)가 충분하지 않아요. 손님 한 명당 10만~20만원 가까이 손실이 나기 때문에 쇼핑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일하는 한 가이드의 말이다. 저가 패키지 상품은 여행사의 욕심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결과물이다. 손님을 모으려고 여행사들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다 보니 수익은커녕 때로는 손해가 난다.

다음달 6일 대한항공으로 떠나는 A여행사의 ‘베트남 하노이 5일’ 상품가는 49만9000원이다. 같은 날 대한항공 왕복항공료는 59만6000원이다. 패키지 상품 가격이 항공료보다 10만원 가까이 낮은 것이다. 단체 항공요금이 통상 개별 항공요금의 70~80%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싸다. 그렇다고 저가 상품을 없애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쇼핑이나 선택 관광 횟수를 줄이고 호텔과 식사 수준이 보다 나은 상품은 비싸다는 이유로 잘 팔리지 않는다.

여행업계에서는 피할 수 없다면 쇼핑 자체의 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사는 토산품, 보석, 라텍스, 건강식품 등의 매장으로 여행객을 데려간다. 별로 흥미롭지 않은 상품들이라 여행객은 끌려다닌다는 부정적 느낌을 받기 마련이다. 반면 프랑스 여행의 경우 일정 중 라파예트백화점이나 프랭탕백화점에 들른다. 보석, 시계, 명품 가방 등을 살 수 있어서 여행객의 호응이 높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홍보팀장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경우 쇼핑시간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여행객이 불만을 제기한다”며 “쇼핑 자체의 매력을 높이거나 흥미로운 쇼핑 요소를 개발해 자발적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