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기업들] 이 와중에 '오너 공백'까지
총수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있는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나 해외 진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1년10개월째 수감 중인 SK그룹은 자원개발 사업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하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는 셰일가스 광구 확보 작업이 더뎌 미래 경쟁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는 2011년 7월 브라질 원유 생산광구를 24억달러에 매각한 뒤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왔지만, 지난 3월과 6월 각각 3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오클라호마 셰일가스 광구 두 곳을 인수한 것이 전부다.

최 회장은 2011년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늘리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 같은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투병 중인 이재현 회장이 2심에서 실형을 받고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CJ그룹도 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다. CJ의 올해 상반기 투자 예정 금액 1조3000억원 가운데 4800억원의 집행이 중단되거나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된 작년 투자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000억원 줄었고, 올해는 총 2조원을 예정하고 있다.

이호진 회장이 4년 실형을 받고 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태광그룹도 급격히 떨어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